홍명보→김판곤 바뀌는 우여곡절에도 3연패 달성
'전통의 명가' 전북, 사상 첫 승강 PO 끝 극적 잔류
울산은 사령탑 교체라는 악재 속에 K리그1 3연패에 성공했다.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시즌을 시작한 울산은 지난 7월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속에 홍 감독이 울산을 떠나면서 휘청거렸다.
2021년 울산 지휘봉을 잡고 첫 시즌 준우승한 뒤 2022년과 2023년 K리그1 2연패를 이룬 홍 감독의 이탈은 큰 타격이 됐다.
실제로 울산은 홍 감독이 떠난 뒤 4경기에서 1승 3패로 부진했고, 4위까지 순위가 떨어졌다.
설상가상 주전 선수들의 이탈도 겹쳤다.
또 9월부터는 주전 윙어인 엄원상이 스포츠 탈장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지난 시즌 K리그1 2연패 주역을 활약한 스트라이커 주민규는 7월 이후 3개월 동안이나 골 침묵에 빠지며 애를 태웠다.
다급해진 울산은 홍 감독의 후임으로 김판곤 전 말레이시아 감독을 데려와 수습에 나섰다.
김 신임 감독은 이청용 등 베테랑 선수들과 백업 자원들을 적극 기용하며 팀을 빠르게 안정시켰다.
그리고 사실상 우승의 향방을 결정한 36라운드 강원과의 대결에서 2-1로 승리하며 쐐기를 박았다.
울산이 구단 사상 첫 K리그1 3연패를 달성했지만, 숙제도 남겼다.
주민규, 이청용, 김영권 등을 비롯해 주축 선수들의 노쇠화로 인해 시즌 막바지 문제점을 여럿 노출했기 때문이다.
K리그1에서 우승했지만, 동시에 치른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선 졸전을 면치 못하면서 탈락이 유력하다.
김 감독이 시즌 도중 부임 후 리그 우승이란 결실을 보았지만, 다음 시즌에도 '울산 왕조'를 이어가려면 대대적인 리빌딩이 불가피하다.
울산이 지배 체제를 굳건히 했다면, K리그1 최다 9회 우승에 빛나는 또 다른 현대가(家) 구단인 전북 현대는 가까스로 잔류에 성공했다.
사상 첫 파이널B(7~12위)로 밀려난 전북은 최종 10위로 승강 플레이오프(PO)에 나서 K리그2 서울 이랜드와의 홈 앤드 어웨이 맞대결 끝에 생존했다.
최강희 시대가 저문 뒤 사령탑 선임에 거듭 실패하고, 제대로 된 리빌딩을 이루지 못한 결과였다.
생존왕으로 불리며 승강제로 도입 후 줄곧 1부리그에 살아남았던 인천은 지난 7월 조성환 감독이 성적 부진으로 물러난 뒤 한 달 가까이 대행체제로 버티다가 최영근 감독 체제로 남은 시즌을 치렀으나 끝내 강등됐다.
인천은 시·도민구단 중 유일하게 K리그2로 내려가지 않았던 구단이었다.
K리그2에선 FC안양이 우승과 함께 창단 11년 만에 첫 1부리그 승격이란 꿈을 이뤘다.
FC안양은 2004년 안양이 연고였던 LG 치타스가 서울로 가면서 안양 팬들의 주도로 탄생한 시민구단이다.
하지만 올해는 유병훈 감독 아래서 짜임새 있는 팀을 구축해 승격을 이뤄냈다.
안양의 1부리그 승격으로 2025시즌에는 서울과의 '연고이전 더비'도 큰 관심을 받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