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어리그 레스터 시티 공격수 제이미 바디가 뤼트 판니스텔로이 감독 부임 이후 다시 살아나고 있다. 0-2로 끌려가던 8일 브라이턴전 종료 4분 전 한 골을 만회했고, 추가시간에는 보비 레이드의 동점 골을 도우며 극적인 무승부를 끌어냈다.
판니스텔로이 감독은 바디에게 최적화된 전술 변화를 도입했다. 다른 공격수들의 위치를 바디보다 약간 후방에 배치하면서 바디가 최후방 수비수와 1대1 상황을 만들어낼 기회를 늘렸다.
특히 브라이턴전에서는 후반 양 날개 공격수 조던 아예유와 케이시 맥캐티어를 빼고, 스테피 마비디디 레이드를 투입하며 수비 뒷공간 침투에 특화된 바디의 장점을 최대치로 끌어올렸다. 빠른 돌파력을 갖춘 마비디디가 왼쪽 측면을 맡고, 정확한 크로스가 장점인 레이드가 오른쪽을 담당하면서 측면 공격이 살아났다. 바디에게 더 많은 득점 기회가 생겼고, 마비디디의 저돌적인 돌파에 이은 바디의 뒷공간 침투로 만회 골이 터졌다.
판니스텔로이 감독은 경기 후 “바디의 침착함과 판단력은 톱클래스”라고 치켜세웠다. 그의 전술은 바디와 찰떡궁합을 이룬다. 전방 압박과 빠른 역습을 선호하는 감독의 스타일은 바디의 장점을 극대화했고, 스트라이커 출신인 판니스텔로이는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바디가 수비 뒷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이런 전술 변화는 바로 효과를 보고 있다. 스티브 쿠퍼 전 감독 시절 12경기 4골에 그쳤던 바디는 판니스텔로이 감독 부임 후 두 경기 만에 2골 1도움을 기록했다. 38세의 나이에도 그의 결정력은 여전히 리그 최상위권이다. 올 시즌 총 18번의 슈팅 중 6골(득점 10위)을 기록해 33.3%의 슈팅 대비 골 전환율을 보이며 리그 4위에 올랐다.
바디는 2014~2015시즌 데뷔 이후 그의 슈팅 대비 골 전환율은 22.29%로, 최근 맨체스터 시티의 엘링 홀란(24.28%)에게 추월당하기 전까지 리그 최고 기록을 보유했다. 2015~2016시즌 리그 우승을 이끌고 잉글랜드 대표팀에도 불리며 전성기를 보냈지만, 이후 팀의 2부 강등과 에이징 커브를 겪으며 한물 갔다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16위에 머물러 있는 레스터 시티의 잔류 도전에 바디의 부활은 핵심 열쇠가 될 전망이다. 판 니스텔로이 감독은 “그를 가능한 한 오래 뛰게 할 것”이라며 신뢰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