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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신 이런 일 겪지 않아야” 명가 재건 약속한 이승우 소신 발언 “선수들만 잘한다고 되는 건 아냐”
“다신 이런 일 겪지 않아야” 명가 재건 약속한 이승우 소신 발언 “선수들만 잘한다고 되는 건 아냐”
botv
2024-12-09 11:33

“선수들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전북 현대 공격수 이승우가 무너진 명가를 재건하겠다고 약속한 가운데 소신 발언을 했다.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펼쳐진 서울 이랜드FC와 하나은행 K리그 2024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홈경기에서 2-1 승리와 함께 1·2차전 합계 스코어 4-2로 웃으며 잔류를 확정 지은 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진행된 인터뷰를 통해서다.

이날 벤치에서 출발한 이승우는 교체 출전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비록 그라운드를 밟진 않았지만, 그는 벤치에 앉아서 또 웜업존에서 몸을 풀며 동료들을 응원했다. 이승우는 후반 4분 티아고가 동점골을 터뜨리자 곧바로 달려가 부둥켜안으면서 기뻐했고, 후반 추가시간 7분 문선민의 역전골이 터졌을 때도 같이 기뻐했다.

이승우는 “확실히 밖에서 보는 게 더 긴장이 많이 되는 것 같다. 뛰는 게 훨씬 나은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잔류해서) 기쁜 것보단 당연히 해야 할 걸 한 것 같고 마지막에 끝나고 나서 팬분들이 응원해 주시는 걸 보고 ‘진짜 이 팀이 여기에 있으면 안 되겠구나’ 다시 한번 느꼈던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경기가 끝난 후 전북 선수들은 라커룸에서 오랜 시간 이야기를 나눈 뒤 퇴근했다. 어떤 이야기를 나눴는지 묻자 “한 시즌이 끝나면서 고생한 선수들이 많았고, 또 힘들었을 선수들도 많았는데 서로 격려했다”는 이승우는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면서 잘 마무리했다”고 전했다.

이승우는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수원FC에서 시즌을 시작한 그는 전반기 동안 18경기에서 10골(2도움)을 넣어 활약을 펼치다가 지난여름 전북 유니폼을 입었다. 전북 입단 당시 상당히 기대를 모았지만, 생각보다 출전 시간이 길진 않다. 모든 대회에서 15경기를 뛰었지만, 평균 출전 시간이 34.8분밖에 되지 않는다. 제한된 출전 속 1골(3도움)을 뽑았다.

물론 이승우가 전북으로 적을 옮긴 후 시련의 시간만 있었던 건 아니다. 지난 10월 A매치 기간 대체 발탁으로 무려 5년 4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고, 교체 투입돼 A매치를 치렀다. 당시 붉은악마의 뜨거운 응원을 받았던 그는 “너무 오랜만이라서 빨리 뛰고 싶은 마음이었다”며 “저도 놀랄 만큼 팬들이 많이 응원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소감을 전했던 바 있다.

이승우는 올 한 해를 되돌아보면서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한국에 와서 처음 이적도 했고, 정말 오랜만에 태극마크도 달았다”며 “시즌 중반에 전북에 와서도 여러 일이 있었는데, 마지막에 그래도 잔류해서 다행인 것 같다. 행복했지만, 조금은 찝찝함도 있었다. 행복함과 찝찝함이 공존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도 (전북에 합류한 후) 생각한 것처럼 안 흘러간 것 같다. 여기 와서 선발로 뛴 게 몇 차례 안 된다. 개인적으로는 상당히 아쉽다. 팀에 더 도움이 되고 싶어서 온 건데 도움이 되는 건가 싶기도 했고, 스스로를 많이 돌아봤다”며 “그래도 경기장 밖에서 선수들과 잘 지내면서 좋은 분위기 속 마무리를 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올 시즌 전북은 그야말로 자존심이 구겨질 대로 구겨졌다. 2013년 승강제 도입 후 처음 승강 PO로 떨어진 가운데 벼랑 끝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아 1부 잔류에 성공했다. 많은 팬들이 실망한 만큼 다음 시즌 달라져야 한다. 혹여나 다음 시즌에도 큰 변화가 없다면 창단 이래 처음 강등 수모를 겪을 수도 있다.

이승우는 “전북에 온 선수들은 다들 잘 아시다시피 한국에서 가장 잘하는 선수들이고, 또 각 팀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친 선수들이다. 실력에 의심은 전혀 하지 않는다. 정말 좋은 능력을 지녔다”며 “이 선수들의 역할을 잘 분배하고, 또 조합을 잘 짜야 팀이 잘 만들어지겠다고 생각했다. 다만 이는 선수들만 잘한다고 해서 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끝으로 다음 시즌 각오를 밝혀달라는 요청에 이승우는 “모르겠다. 감독님이 저를 원하실지 안 원하실지 모르겠지만 잘 준비해야 한다. 제가 잘 준비하고 좋은 선수끼리 잘 뭉쳐서 두 번 다시 이런 순위와 분위기를 만들고 싶지 않고, 꼭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물론 말로는 쉬운데 정말 이룰 수 있도록 동계 훈련부터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사진 = 골닷컴, 한국프로축구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