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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11 현장] 눈물 쏟은 '캡틴' 박진섭 "죄송스러운 마음에 감정 북받쳐...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겠다"
[b11 현장] 눈물 쏟은 '캡틴' 박진섭 "죄송스러운 마음에 감정 북받쳐...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겠다"
botv
2024-12-09 07:00


(베스트 일레븐=전주)

전북 현대의 '캡틴' 박진섭이 잔류 확정 직후 눈물을 쏟았다. 어느 때보다 힘든 시즌을 보낸 만큼, 초심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하며 이를 악물었다.

전북 현대는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024 2차전에서 서울 이랜드를 상대로 2-1 승리를 거뒀다. 1,2차전 합계에서 4-2로 앞선 전북은 극적으로 K리그1(1부) 잔류를 확정지었다. 전반 막바지에 실점하며 벼랑 끝에 몰렸었지만, 후반전 티아고와 문선민이 연속골 터뜨린 덕분에 역전했다.

경기 종료 후 취재진과 만난 전북의 '캡틴' 박진섭은 "사실 부담이 많이 되는 경기였다. 압박감도 심했다"라고 운을 떼면서 "홈경기에 많은 팬 분들이 찾아와주셨는데, 그 덕분에 그래도 오늘 경기에서 승리를 챙길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경기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양 팀 선수들은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마자, 누구랄 것 없이 그라운드 위에 쓰러졌다. 90분 동안 온몸을 던졌다는 방증이다. 박진섭은 눈물까지 쏟았다. 어려운 상황에서 시즌 도중 주장 완장을 차고 치열한 생존 경쟁까지 펼쳐야 했으니, 복잡한 감정을 느꼈을 터. 동료 선수들도 그런 박진섭을 위로해줬다.

그라운드 위에서 눈물을 흘린 이유에 대해 묻자 박진섭은 다시 눈시울을 붉히며 "팬들을 보는데 죄송스러운 마음뿐이었다. 죄송스러운 마음에 저도 모르게 감정이 북받쳐서 눈물이 흘렀던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북은 올해 유독 힘든 시간을 보냈다. 매 시즌 우승 트로피를 두고 경쟁하던 전북이 하위권에 머물며 강등 걱정으로 가슴을 졸였다. "많은 일들이 있었다. 자존심도 많이 상한 시즌이었다"라고 돌아본 박진섭은 "선수뿐 아니라 팬 분들도 아픔을 겪었는데, 두 번 다시 이런 시즌을 경험하지 않으려면 선수들이 더 각성해서 다음 시즌은 더 철저하게 준비를 해야 할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감독님도 많이 힘드셨을 거다. 팀이 워낙 좋지 않은 상황에서 부임하셨다. 전술 등 축구적인 걸 떠나서, 분위기를 다시 만들어가는 것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다보니 굉장히 힘드셨을 것 같다"라던 박진섭은 "시즌 도중 주장도 바뀌었는데, 주장으로서 그런 부분을 빨리 캐치해서 도와드렸어야 했는데, 내가 많이 부족해서 그러지 못했다. 죄송한 마음"이라고 고개를 떨궜다.


박진섭은 지난 7월부터 주장 완장을 찼다. 팀이 부진한 가운데, 김진수, 정태욱, 정민기, 박재용 등 일부 선수들이 시즌 중 불미스러운 일을 일으키면서 분위기가 가라앉았고, 전북이 구단 차원에서 주장 교체를 결정한 것이다. 군 문제 해결을 위해 3주간 훈련소에 입소했었던 박진섭은 퇴소하자마자 중요한 임무를 맡게 됐다.

그러나 박진섭은 스스로를 '부족한 주장'이었다고 평가했다. "저의 책임도 크단 생각이 든다. '내가 아직은 주장을 맡을 자격이 되지 않는구나'라고 느꼈다"라고 아쉬워하던 박진섭은 "(홍)정호 형이 오랫동안 전북에서 주장 역할을 맡으셨다. 그간 옆에서 느꼈던 부분들을 주장으로서 제대로 해내지 못한 것 같다. 선수들을 하나로 뭉치도록 해야 했는데, 그런 역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좋지 않은 결과로 이어진 부분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스스로를 돌아봤다.

마지막으로 박진섭의 2024년을 돌아봐달라고 요청을 하자, 그는 "다시 한 번 초심으로 돌아갈 수 있었던 시즌"이라고 설명하면서 "저의 축구 인생을 돌아보면 계속 조금식 상승 곡선을 그렸던 것 같다. 그러나 올해는 정말 많이 힘들었다. 많은 아픔과 부침을 겪으면서 '다시 한 번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하늘의 뜻이란 생각이 들더라. 다음 시즌은 신인의 마음가짐으로 준비를 해서 좋은 시즌을 보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며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