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닷컴] 강동훈 기자 = 올 시즌 안지 포스테코글루(59·호주) 토트넘 감독의 구상에서 제외돼 공식전 단 1경기도 뛰지 못하는 등 철저하게 외면당하고 있는 수비수 세르히오 레길론(27·스페인)을 향해 구원의 손길이 찾아왔다. 스페인 라리가 강등권에 머물고 있는 헤타페가 레길론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영입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스페인 매체 수페르데포르테는 5일(한국시간) “헤타페는 레길론을 영입하기 위해 협상할 준비가 되어 있다”며 “헤타페는 레길론이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세비야, 토트넘 등 유럽 빅클럽에서 뛰면서 다양한 경험을 갖췄고, 또 여전히 기량이 뛰어나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력 외’로 분류된 레길론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마음을 바꾸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출전 기회를 찾아 토트넘을 떠나길 원하고 있다. 실제 레길론은 이번 시즌 모든 대회에서 단 1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 9월 잉글랜드 풋볼리그(EFL) 컵 3라운드 코번트리 시티전(2-1 승)과 이달 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3라운드 풀럼전(1-1 무) 때 벤치에 앉았지만, 교체 출전으로는 이어지지 않았다.
당초 레길론은 지난여름 토트넘과 동행을 마칠 계획이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외면받으면서 ‘전력 외’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전반기와 후반기 때 각각 맨유와 브렌트퍼드로 임대를 떠난 것도 그래서였다. 레길론은 토트넘에서 설 자리가 없자 출전 기회를 찾아 임대 이적했다. 그 전 시즌에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로 임대 이적했다.
레길론은 토트넘을 떠나기 위해 새 팀을 적극적으로 모색했다. 지난 7월 말 토트넘이 팀 K리그(K리그 올스타)와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어지는 쿠팡플레이 시리즈를 치르기 위해 방한했을 당시 동행하지 않은 것도 이적을 추진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레길론은 끝내 토트넘을 탈출하지 못했다. 그를 향해 관심이 아예 없었던 건 아니지만, 구체적인 협상으로는 이어지지 않아 이적에 실패했다.
결국 토트넘에 잔류한 레길론은 가까스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전반기 25인 로스터(각 구단이 시즌 초반에 확정한 25명의 1군 선수로 이듬해 1월까지 경기를 치르는 제도)에 포함되면서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 다만 토트넘이 레길론 방출을 추진했고, 레길론 역시 떠나기 위해 이적을 모색했던 만큼 ‘불편한 동행’이 될 거로 전망됐다. 그리고 실제로 레길론은 올 시즌 출전 기회를 전혀 잡지 못하면서 커리어에 큰 위기를 맞았다.
레길론은 결국 이 같은 상황에 놓이자 토트넘을 떠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이런 가운데 헤타페가 구원의 손길을 내밀면서 떠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헤타페는 이적료를 최대로 낮춰 영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만약 협상이 결렬된다면 ‘보스만 룰’을 통해 레길론과 구두 합의를 맺고 내년 여름 이적료를 들이지 않고 영입할 생각이다. ‘보스만 룰’은 예비 FA(자유계약선수) 신분이 계약이 만료되기 6개월 전부터 사전 협상을 할 수 있는 제도다.
레길론은 지난 2020년 토트넘에 합류한 수비수다. 입단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주축으로 활약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잦은 실책과 기대 이하의 퍼포먼스 등 부진에 빠져 입지가 점점 줄어들었다. 결국 그는 줄곧 임대를 전전했고, 토트넘에서는 사실상 ‘잊혀진 존재’로 전락했다. 레길론은 토트넘에서 통산 67경기(2골·8도움)에 출전했다.
사진 = 게티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