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는 화성FC가 K리그 참가를 예고된 가운데 1부 팀 수를 늘리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만 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달 29일 하나원큐 K리그 2024 대상 시상식이 개최된 서울특별시 홍은동의 스위스 그랜드 호텔에서 제5차 이사회를 열어, ▲화성FC 회원 가입 승인 ▲K리그2 동남아시아 쿼터 폐지 ▲'경기장 시설 기준 가이드라인' 제정 등 안건을 심의·의결했다.
가장 눈길이 가는 대목은 화성FC의 K리그 참가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화성은 지난 2013년부터 K3리그에 참가해 지난해 우승과 올해 준우승을 거둔 강팀으로, 지난해부터 K리그 가입을 추진했고, 올해 10월 프로축구연맹에 K리그 회원 가입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사회는 화성시 인구 규모, 지자체 지원 수준, 홈 경기장인 화성종합운동장의 규격과 설비 등을 검토한 결과 K리그에 참가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갖췄다고 판단했다.
이로써 화성의 K리그 회원 가입은 내년 1월로 예정된 정기총회에서 최종 승인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늘어나는 K리그 참가 수, 1부 팀 확대도 고려해야
화성의 회원 가입이 확정되면 2025시즌부터 K리그2에 참가하게 되며, K리그2는 14개 팀이 팀당 39경기를 치르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K리그에 참가하는 팀이 늘어나는 것은, 분명 긍정적인 부분이다. 또 이번 시즌 K리그 흥행에 기름을 부어줄 수 있기에 분명 고무적인 상황이다. 이미 K리그는 지난해부터 관중몰이에 성공하며 '한국 축구의 봄'을 이끌고 있다.
2023시즌 K리그 1과 2의 총관중 수는 244만 7147명과 55만 8432명으로 합쳐서 300만 5579명이었다. 올해는 더욱 늘어난 추세를 보였다. K리그 1과 2의 총관중 수는 250만 8585명과 90만 1659명으로 약 13% 증가한 수치를 기록했다. 1부에서는 FC서울, 울산HD, 전북현대, 대구, 인천 등과 같은 구단이 힘을 실어줬고, 특히 2부에서는 수원 삼성, FC안양, 서울 이랜드, 전남 드래곤즈와 같은 구단들이 선전하며 흥행에 기름을 부었다.
이처럼 K리그의 인기가 날이 갈수록 늘어가고 있는 가운데 화성의 참가는 상당히 반갑다. K3리그에서 꾸준히 실력을 닦고 시장 크기를 점차 키워가고 있는 상황 속 프로 구단 전환이라는 선택을 통해 화성 시민과 팬들에게 스포츠 볼거리를 제공한 부분은 긍정적이다. 또 김포, 수원FC, 천안, 충북 청주 등과 같이 계속해서 프로 구단으로 전환되는 사례가 나온 점 역시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 상황 속 연맹과 K리그는 반드시 생각해야 할 부분이 따로 있다. 바로 K리그1 팀 수를 점진적으로 늘리는 방안이다. 현재 리그에 참가하는 총 팀 수는 25팀이다. 2부에는 13팀이 참가하고 1부에는 12팀이 경기장을 누비고 있다. 화성이 연맹 승인을 받고 참가하게 된다면 K리그2에는 무려 14팀이 활동하게 된다. 1부에 있는 팀보다 2팀이 많은 것.
현재 K리그 승강 시스템은 2022년부터 개정돼 1+1 시스템이 아닌 1+2로 운영되고 있다. 2부에서 1등을 기록한 팀은 1부로 다이렉트 승격을 달성할 수 있고, 나머지 2팀은 1부 팀과 승강 플레이오프를 걸쳐 기회를 잡을 수 있다. 즉 한 시즌에 2부에 있는 최대 3팀이 1부로 승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확대된 기회에도 불구하고 2부에서 1부로 올라오는 사례는 점점 줄고 있다.
승격 플레이오프 규정이 변경된 이후 치러진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K리그2 팀이 K리그1 팀을 끌어내리고 승격을 이룬 건 2022년의 대전이 유일하다. 이처럼 승격이라는 꿈을 이뤄내기는 쉽지 않은 것. 결국 리그 전체적인 흥행과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승격 팀을 늘리는 방안보다는 점진적으로 1부 팀 수를 확대하는 방안을 고려해야만 한다. 1부 12팀은 한국 축구의 발전을 논하기에는 상당히 규모가 작다.
당장 이웃 나라인 중국과 일본의 사례만 봐도 알 수 있다. 먼저 중국 슈퍼리그는 1부에 총 16팀을 운영하고 있고, 2부로 다이렉트 떨어지는 팀은 2팀이다. 일본 J리그도 1부에는 총 20개 팀이 참가하는 가운데 최하위 3팀이 다이렉트 강등이 되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처럼 이들은 1부에 최대한 많은 팀 수를 둠으로써 건강한 리그 구조를 갖춰가고 있다.
또 이들은 더 높은 잔류 확률을 보유하고 있기에 장기적인 투자와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된다. 당장 일본과 중국은 이런 시스템을 통해 리그 발전을 점진적으로 이뤄가고 경쟁력 또한 키워가고 있다. 다양한 팀들이 1부에 존재함으로써 더 많은 스토리와 라이벌리를 형성하고 있고, 이에 따라 관중 수도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일본의 사례는 더욱 흥미롭다. 지난해 J리그의 총관중 수는 1100만 명을 돌파했고, 이번 시즌 평균 관중 수는 2만 3375명을 기록하며 흥행하고 있다.
중계권료도 어마어마하다. J리그는 2017시즌을 앞두고 인터넷 스트리밍 업체인 DAZN과 10년간 2100억엔(약 2조 1천억 원)에 중계권 계약을 맺었다. 또 2022년, 이들은 2028년까지 연장 계약을 맺으며 규모를 늘렸다. 이렇게 1부 팀이 다양하게 분포됨에 따라서 우승 상금도 어마어마하게 늘어났다. J리그 우승팀은 총 176억 원을 수령할 수 있고, 배분금까지 합치면 200억 원이 넘게 된다.
반면 K리그 우승팀은 5억 원을, 코리아컵 우승을 달성해도 3억 원을 수령하는 게 전부다. 이는 1부 팀 규모가 작기에 이 금액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K리그는 투자할수록 손해를 보는 실정이며 또 이 투자가 실패하게 된다면 막심한 적자에 시달리는 상황에 봉착하게 되는 것. 한국 축구의 규모를 늘리고 후에 건강한 경쟁력과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는 K리그에 참가하는 팀 수를 늘리는 것이, 아닌 1부에 참가하는 팀을 늘리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물론 한국 축구 현실을 봤을 때, 당장 1부 팀을 늘린다고 해서 J리그와 같은 사례를 따라갈 수는 없다. 하지만 미래 K리그와 국가대표팀의 성장과 경쟁력을 고려해 보면 당장 지금부터 생각해야 할 주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