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잭 스티븐스(30·사우샘프턴)가 상대 선수의 머리채를 잡아당기는 행위로 퇴장을 당했다. 약 2년 전 동일한 선수에게 같은 짓을 저지른 크리스티안 로메로(26·토트넘 핫스퍼)와 사뭇 다른 판정이다.
사우샘프턴이 4일(현지시간) 영국 사우샘프턴 세인트 메리즈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2024/25 프리미어리그(이하 PL) 14라운드 홈경기에서 1-5로 패했다.
이로써 1승 2무 11패를 거두며 승점 5를 확보하는 데 그친 사우샘프턴은 압도적 최하위로 처졌고, 벌써부터 17위 크리스털 팰리스(2승 6무 6패·승점 2)와 격차가 7점으로 벌어졌다. 이대로라면 강등은 사실상 확정 수순이나 마찬가지다.
결과와 무관하게 논란이 된 장면은 스티븐스의 기행이었다. 스티븐스는 전반 39분 경합 과정에서 쿠쿠레야의 머리채를 잡아당겼고, 비디오 판독(VAR)을 거쳐 레드카드를 받았다.
이미 1-3으로 끌려가던 사우샘프턴은 후반 들어 수적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고, 콜 파머와 제이든 산초에게 2골을 추가로 헌납하며 자멸했다. 뿐만 아니라 스티븐스는 출전 정지 징계로 향후 3경기에 나설 수 없으며, 사우샘프턴 입장에서는 전력 누수가 불가피하다.
그런데 퇴장을 둘러싼 의견이 다소 분분한 모양새다. 영국 해설위원 토니 게일은 "머리카락을 잡아당긴 것은 사실이나 그 정도는 아니었다. 정녕 바닥에 드러누워야 했을까"라며 의문을 표한 반면 과거 PL 심판으로 활동한 마크 클래튼버그는 "미친 짓이다. 누군가의 유니폼을 잡아당길 수는 있어도 머리카락은 축구를 하는 게 아니"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스티븐스가 억울할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 지난 2022년 8월 15일 영국 런던 스탬포드 브릿지에서 열린 첼시와 토트넘의 2022/23 PL 2라운드가 바로 그 이유다. 당시 첼시는 앤서니 테일러 주심의 석연치 않은 판정으로 승점을 잃었고, 급기야 안토니오 콘테(SSC 나폴리) 감독과 토마스 투헬 감독이 충돌하기까지 했다.
무엇보다 경기 종료 직전 터진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의 극적인 동점골이 문제가 됐다. 볼 경합을 벌이던 중 로메로가 쿠쿠레야의 머리채를 잡아당겼지만 파울이 선언되지 않았다. 투헬 감독 역시 "축구 경기장에서 머리카락을 뽑아도 되던 때가 있었나"라며 비꼬았다. 이후 VAR 심판은 판정을 번복하지 않은 것을 두고 "후회한다"고 고백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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