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은 29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5차전에서 AS 로마와 2-2로 비겼다.
이로써 토트넘은 승점 1점을 추가하는 데 그치며 승점 10(3승 1무 1패)을 기록했다. 순위는 골 득실에서 밀려 9위가 되면서 16강 직행권에서 조금 밀려났다. 로마는 승점 6(1승 3무 1패)으로 21위에 자리했다.
다만 토트넘은 다음 경기에서 승리하면 다시 선두권으로 뛰어오를 수 있다. 1위 라치오(승점 13)와 격차도 단 3점에 불과하기 때문. 현재 UEL은 4위 갈라타사라이(승점 11)부터 22위 베식타스(승점 6)까지 워낙 간격이 촘촘하기에 한 경기 한 경기에 따라 순위가 크게 요동칠 수 있다.
로마는 3-4-3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스테판 엘 샤라위-아르템 도우비크-파울로 디발라, 앙헬리뇨-레안드로 파레데스-마누 코네-제키 첼리크, 에반 은디카-마츠 훔멜스-잔루카 만치니, 밀레 스빌라르가 먼저 출격했다.
선제골은 손흥민의 발끝에서 나왔다. 전반 5분 사르가 훔멜스에게 걸려 넘어지며 페널티킥(PK)을 얻어냈다. 전담 키커인 손흥민이 페널티 스팟으로 다가갔고, 그는 침착하게 골키퍼를 속이며 골망을 갈랐다. 약 한 달 만의 득점포였다.
다만 토트넘은 이른 시간 선제골에도 치고 나가지 못했다. 로마의 반격에 흔들리며 전반 20분 동점골을 내줬다. 디발라가 왼쪽 측면에서 골문 앞으로 날카로운 프리킥을 올렸다. 공은 은디카의 어깨에 맞은 뒤 크로스바를 때리고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며 동점골이 됐다.
기세를 탄 로마가 순식간에 경기를 뒤집을 뻔했다. 전반 22분 디발라가 박스 안으로 센스 있는 로빙 패스를 찔러 넣었다. 이를 엘 샤라위가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VAR 판독 끝에 오프사이드가 선언되면서 토트넘이 한숨 돌렸다.
손흥민이 절호의 기회를 놓치며 땅을 쳤다. 전반 35분 쿨루셉스키가 박스 안에서 날린 슈팅이 골포스트를 맞고 튕겨나왔다. 이를 손흥민이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공은 골대 위로 넘어가고 말았다.
손흥민이 또 한 번 아쉬움을 삼켰다. 전반 40분 동료의 슈팅이 수비에 맞고 굴절되면서 박스 왼쪽에 자리한 손흥민에게 흘렀다. 손흥민은 침착하게 수비를 앞에 두고 반대편으로 정교하게 감아찼지만, 공은 골키퍼 손끝에 걸리고 말았다.
토트넘으로서는 너무나 아쉬운 결과. 3번째 골을 넣으며 로마를 무너뜨릴 기회가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에 따르면 이날 토트넘은 슈팅 24개를 날렸고, 그중 12개를 골문 안으로 조준했다. 하지만 실제로 골망을 흔든 슈팅은 두 개밖에 없었다.
게다가 기대 득점(xG)에서도 크게 앞섰다. 토트넘의 xG는 3.74로 4골에 가까웠고, 로마의 xG는 2.29였다. 토트넘이 빅찬스미스를 4번이나 기록하지 않았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는 경기였다. 손흥민과 솔란케, 존슨이 결정적 기회를 놓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로마 골문을 지킨 골키퍼 스빌라는 무려 9차례의 선방을 기록했다.
결정력이 문제였다는 이야기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TNT 스포츠'와 인터뷰에서도 인정했다. 그는 "우리가 득점을 하고 경기를 끝냈어야 하는데 못해서 아쉽다"라면서 "기회가 있었으나 살리지 못한 것이 크다"라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전반전 손흥민의 결정적 드점 무산에 대해서도 언급됐다. 그러자 토트넘에서 골키퍼로 활약했던 폴 로빈슨은 'BBC'를 통해 "손흥민의 믿을 수 없는 실수다. 그는 골대로부터 7야드(6.4m) 앞에 있었지만, 골대 위로 훌쩍 날리고 말았다. 난 그가 어떻게 이렇게 좋은 찬스를 놓쳤는지 모르겠다"라고 탄식했다.
손흥민이 결국 늙어서 제대로 된 경기 소화가 안 된다는 주장도 나왔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골을 넣었지만, 이제 시즌 4골에 불과하다. 현재 그가 자신감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게 옳을까?'라는 질문이 나온 것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은 오늘 밤 골을 넣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고, 그런 지역에서 들어가고 있다. 그는 그런 기회를 잡을 수 있는 능력을 지녔으며 거의 10년 동안 꾸준히 득점했다. 하지만 부상으로 문제를 겪고 있다. 이제는 100% 상태로 돌아가고 있다. 그게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손흥민이 부상에도 푹 쉬지 못했다는 점도 짚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우리는 측면 자원이 많지 않은 편이기 때문에 손흥민이 뛰고 있다. 우리에게 남은 윙어는 존슨과 베르너뿐이기 때문에 당분간 계속 그럴 것이다. 3명 모두 (부상을) 주의해야 한다"라며 "오늘 밤 손흥민만 기회를 놓친 게 아니다. 정말 좋은 기회가 많았고, 골대를 3번 때렸다. 그래도 조금만 더 여유를 갖고 경기를 마무리할 수 있는 기회가 몇 번 있었다"라고 강조했다. /mcado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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