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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은 두드릴수록 강해진다’···끊임없는 의심·비판·비난, 그 모든 것을 찬사로 바꾼 ‘K-철기둥’
‘철은 두드릴수록 강해진다’···끊임없는 의심·비판·비난, 그 모든 것을 찬사로 바꾼 ‘K-철기둥’
botv
2024-11-27 11:23


지난 시즌 중반 이후 잦은 실수를 범하며 바이에른 뮌헨의 ‘무관’에 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던 김민재는 올 시즌 초반에도 입지가 여전히 불안해보였다. 뮌헨에서 첫 시즌을 보낸 그가 여름 이적시장을 통해 다른 빅클럽으로 떠날 수 있다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올 시즌 개막전이었던 볼프스부르크와 리그 개막전(뮌헨 3-2 승)에서도 김민재는 패스 미스로 실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지난 시즌 김민재를 지독히도 물어뜯었던 독일 언론들은 기회를 잡았다는 듯 일제히 승냥이처럼 달려들었다.

김민재는 볼프스부르크전 이후 ‘파트너’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선수 시절 세계 최고 센터백 중 하나였던 뱅상 콩파니 감독의 지도를 받아 특별 훈련을 가졌다.

이후 김민재의 경기력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독일 언론, 그리고 축구인들은 뭐가 못마땅한지 김민재를 비판하기만 했다.


이들이 김민재에게 ‘트집’을 잡은 것 중 하나는 김민재의 장기인 ‘적극적 수비’였다. 공을 몰고 들어오는 상대 공격수를 기다렸다 막기 보다는, 자신의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한 발 앞서 나가 상대의 패스길을 미리 끊어버리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바바리안 풋볼’은 “여전히 위치 선정이 문제다. 단순히 몇 번의 실수가 아니라 고약한 습관”이라고 비판했다. 독일의 유력지인 ‘빌트’는 뮌헨이 바르셀로나에 1-4 참패를 당했던 UCL 경기를 두고 “엉망진창이었다. 팀은 지고 있는데도 최선을 다해 경기하지 않았다”고까지 표현했다.

하지만 김민재는 주위의 비난, 비판에도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갔다. 그리고 27일 열린 PSG와의 2024~2025 UCL 리그 페이즈 5차전에서 전반 38분 헤딩으로 귀중한 선제 결승골을 뽑아 뮌헨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이 골은 김민재의 생애 첫 UCL 득점이었다. 하지만 득점 못지 않게, 김민재는 자신의 본업인 수비에서도 도클리어링 7회, 리커버리 3회, 인터셉트 2회, 볼 경합 승리 3회 등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풋몹은 김민재에게 8.3점의 평점을 부여했는데, 이는 알폰소 데이비스와 함께 팀내 최고였다. UEFA는 경기 최우수선수(MVP)로 김민재를 선정했는데, 당연한 결과였다. 후반 5분 최전방까지 달려온 PSG의 풀백 누누 멘데스에게 향하는 패스를 뒷발로 막아내는 장면은 김민재의 경기력이 절정에 올라 있음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뮌헨은 이날 승리로 공식전 7경기 연속 무실점을 이어갔다. 콩파니 감독의 신뢰를 얻어 우파메카노와 함께 일어선 김민재의 역할이 가장 크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민재 비판하기에 앞장서던 빌트조차 “뮌헨이 김민재의 머리와 팬들의 분노로 승리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뮌헨 홈 팬들이 나세르 알켈라이피 PSG 회장이 유럽 축구계에서 너무 큰 권력을 갖고 있다며 그를 비판하는 걸개를 내걸었는데, 빌트가 언급한 ‘팬들의 분노’가 바로 이것이다. 빌트는 “수비 괴물이 헤더 괴물이 됐다!”라며 김민재의 헤딩골에 흥분했다. 이어 “약 2미터 거리에서 헤딩슛으로 골망을 갈라 1-0 스코어를 만들었다. 수비 역시 탄탄했다”고 극찬했다.

또 독일 매체 TZ는 김민재에게 최고인 평점 1점을 부여하면서 “사랑받고 있는 김민재는 이번 시즌 24경기 연속으로 베스트 11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챔피언스리그 첫 골로 뮌헨을 승리로 이끌었다. 수비적으로도 흠잡을 데 없는 활약을 펼치며 뮌헨 수비진에 안정감을 제공했다”고 호평했다.

독일 축구계는 아시아에서 온 ‘이방인’을 처음에는 그리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 이방인이 자신이 가진 모든 실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그를 향한 시선이 우호적으로 바뀌기 시작했다.

몇 경기 부진하면 또 김민재를 향한 날선 비판이 날아들지 모르지만, 지난 시즌을 통해 단련이 된 ‘K-철기둥’은 이제 그 정도로는 흔들지 않는다. 괜히 국제축구연맹(FIFA)이 세계 최고 센터백으로 인정한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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