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고자 했던 마음이 컸을까. 손흥민 소속팀 토트넘의 수문장 굴리예모 비카리오가 부상을 안은 채 팀의 승리를 지켜낸 뒤 수술대에 올랐다.
토트넘은 25일(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비카리오의 수술 소식을 전했다.
토트넘은 “비카리오가 오른쪽 발목 골절 수술을 받았다. 그는 지난 맨체스터 시티전 경기에서 부상을 입었다. 비카리오는 의료진의 평가를 마친 뒤 훈련 복귀 일자를 결정할 예정이다. 아직 미정이다”라고 알렸다.
이번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에 도전하는 토트넘은 승리가 절실했다. 시즌 초반부터 흔들리며 추락을 맞이하다 최근 조금씩 순위를 끌어올리고 있었다.
이 가운데 2연패 이후 강팀 맨시티를 상대하는 것은 부담스러웠다. 하지만 모든 예상을 뒤엎고 완승을 거뒀다. 제임스 매디슨의 멀티골, 손흥민의 시즌 4호 도움, 페드로 포로, 브레넌 존슨의 연속골 등을 묶어 토트넘은 맨시티 원정에서 4-0 대승을 챙겼다.
순위 반등에도 성공했다. 6승 1무 5패(승점 19)로 6위에 안착했다. 리버풀(승점 31)이 선두로 치고 나가는 상황에서 2위 맨시티(승점 23)과 4점, 3,4,5위에 놓여 있는 첼시, 아스널,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이상 승점 22)와 3점 차가 됐다.
수술 후 비카리오는 자신의 SNS를 통해 “때로는 축구가 짜릿함을 선사할 때도 있고, 때로는 기대하는 대로 흘러가지 않을 수도, 때로는 도전해야할 때도 있다. 저는 맨시티 원정에서 발목이 골절된 상태로 60분 동안 뒤었다. 팀을 위해 내가 가진 모든 것을 쏟아붓고자 했다. 안타깝게도 다른 방법이 없었다.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분간 팀을 도울 수 없게 됐다. 너무나도 안타깝다”라며 “도와준 의료진들에게 큰 감사를 드리며, 수술을 잘 마쳤고 내일부터는 더 강해지고 건강하게 돌아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자 한다. 다시 모든 걸 바칠 준비가 됐다”라고 전했다.
194cm의 큰 신장과 긴 팔을 이용한 선방 능력이 탁월한 그는 오랜 전성기를 보낸 위고 요리스의 대체자로 토트넘에 합류했다.
토트넘에서도 곧바로 주전 자리를 차지했다. 발밑 능력에 강점이 있지 않으나 동물적인 반사신경으로 토트넘의 골문을 줄곧 지켜왔다. 그러다 맨시티전 부상을 입으며 이탈하게 됐다.
토트넘에게도 뼈아픈 이탈이다. 비카리오는 다수의 경기에 나서며 가장 좋은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던 골키퍼 중 한 명, 그를 대신해 경기에 나설 수 있는 토트넘 골키퍼는 프레이저 포스터, 알피 화이트먼, 브랜던 오스틴이 있다. 세 선수 모두 경기력 회복이 중요한 시점, 가장 많은 경험을 가진 포스터가 향후 골문을 지킬 가능성이 높다.
비카리오의 부상을 두고 ‘BBC’의 니자르 킨셀라 기자는 “토트넘에서 가장 대체 불가능한 선수”라며“토트넘은 다른 뛰어난 선수들도 보유하고 있으며 다수의 포지션에는 유능한 선수들이 있다. 골키퍼 역할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 현재 포스터가 프리미어리그 수준에 맞는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백업 골키퍼 영입이 없다면 토트넘은 중요한 한 달을 놓치게 된다”라고 내다봤다.
[김영훈 MK스포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