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13년 만에 꿈의 무대에서 한국 선수들의 맞대결이 펼쳐진다.
오는 27일 오전 5시(한국시간) 독일 뮌헨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2024-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리그 페이즈 5차전을 통해 바이에른 뮌헨(독일)과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이 맞붙는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기둥인 김민재와 이강인이 선의의 경쟁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그것도 유럽 빅클럽만 참가하는 챔피언스리그에서 각 팀의 선발로 나설 여지가 상당해 어느 때보다 화려한 코리안 더비를 예고한다.
챔피언스리그에서 한국 선수 간의 대결이 펼쳐진 건 2011년 12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와 FC바젤(스위스)이 마지막이다. 이때 맨유에는 박지성, 바젤에서는 박주호가 나서 코리안 더비를 펼쳤다. 결과는 바젤의 2-1 승리로 박주호가 웃었다. 이때 나뉜 승패로 바젤이 조별리그를 통과한 반면 맨유는 탈락해 충격을 안긴 바 있다.
이후에는 한국 선수들의 챔피언스리그 동시 활약은 많지 않았다. 한동안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홀로 꿈의 무대를 누비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최근 들어 토트넘의 부진으로 손흥민이 챔피언스리그와 멀어졌지만, 김민재와 이강인이 빅클럽에 입단해 챔피언스리그 한국 선수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또, 황인범(페예노르트)과 설영우(츠르베나 즈베즈다) 등도 자국리그 명문팀에 들어가 챔피언스리그를 누빈다.
13년 만에 김민재와 이강인이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을 펼칠 전망이다. 공교롭게 바이에른 뮌헨과 파리 생제르맹 모두 챔피언스리그에서 부진해 승리가 간절하다. 바이에른 뮌헨은 2승 2패 승점 6점으로 17위, 파리 생제르맹은 1승 1무 2패 승점 5점으로 25위에 처져있다.
올 시즌부터 참가팀이 대폭 늘어난 챔피언스리그는 조별리그 방식에서 벗어나 리그 페이즈를 통해 36개팀 중 16개팀을 추리는 작업이 한창이다. 1~8위팀이 16강에 직행하고, 9~24위팀은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한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과 파리 생제르맹의 순위로는 16강 직행이 어렵다. 24위 안에 들어 추후를 도모하려면 이번 대결 승리가 필요하다.
챔피언스리그와 달리 자국 리그에서는 흐름이 아주 좋다. 김민재는 지난 주말에도 촘촘한 수비를 과시했다. 아우크스부르를 상대로 어김없이 선발로 뛴 김민재는 패스 성공률 95%, 태클 성공률 50%, 5번의 볼 경합 성공 등 준수한 기록을 남겼다. 뱅상 콤파니 감독 체제에서 선발을 놓치지 않는 김민재라 파리 생제르맹 상대로도 스타팅이 유력하다.
이강인은 잠시 숨을 골랐다. A매치 기간 대표팀 일정을 소화해선지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주말 툴루즈전에 교체로 활용했다. 후반 15분 데지레 두에를 대신해 들어가 종료까지 30여분을 뛰었다. 이번에는 가짜 공격수라기보다는 중앙과 측면을 두루 움직이면서 자유롭게 움직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이강인은 패스 성공률 92%(22/24)를 자랑했다. 측면에서 문전으로 각도가 크게 연결하는 특유의 크로스도 4차례 시도해 절반을 성공했다. 롱패스도 한 차례 정확하게 동료에게 연결했다. 수비에서도 걷어내기 1회, 지상 볼 경합 승리 1회 등을 보여줬다.
김민재와 달리 이강인은 선발 예상이 엇갈린다. 그나마 엔리케 감독이 올 시즌 이강인을 주로 선발과 교체 순서로 기용한다는 점에서 이번 경기 선발 라인업에 들 것이라는 기대감을 안긴다. 이강인이 지난달 제로톱으로 좋은 기량을 보여줬기에 수비가 강한 바이에른 뮌헨을 맞아 보다 발을 맞춘 최신 전술을 꺼내들 수 있다.
김민재와 이강인의 맞대결은 국내만 관심을 가지는 게 아니다. 바이에른 뮌헨은 구단 채널에 김민재와 이강인이 함께 그려진 매치 포스터를 공유해 눈길을 끌었다. 독일에서도 코리안 더비를 희망할 정도로 둘의 위상이 유럽에서도 상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