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상철 기자 = 미국 상원의원들이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게 서한을 보내 '인권 후진국' 사우디아라비아의 2034 월드컵 유치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26일(한국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민주당의 론 와이든(오리건주)과 딕 더빈(일리노이주) 상원의원은 FIFA 회장에게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닌 인권을 보호하는 개최국을 찾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2034 월드컵 개최국으로 단독 입후보했다. 당초 호주도 2034 월드컵 개최 의향을 나타냈으나 최종적으로 유치 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FIFA는 현지시간으로 12월 11일 총회를 개최, 2030 월드컵과 2034 월드컵 개최국 찬반 투표를 진행한다.
2030 월드컵은 스페인과 포르투갈, 모로코가 공동 개최하는데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 우루과이가 일부 경기를 치르는 방안을 계획 중이다. 그리고 2034 월드컵은 사우디아라비아가 단독으로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미국 상원의원 두 명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월드컵 유치에 문제가 있다고 나섰다.
이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월드컵 유치를 승인하는 것은 노동자, 선수들, 관광객, 언론인을 위험에 빠트리며, FIFA의 인권 정책에도 위배된다"며 "사우디아라비아는 반체제 인사를 고문하고, 여성과 종교적 성소수자를 억압한다. 여기에 외국인 노동자를 착취하고 학대한다. 여기에 모든 정치적 권리와 자유를 제한한다"고 비판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인권 후진국으로 악평이 자자하다. 국제 인권 규정에 위배되는 법률이 많고, 여성과 동성애에 대한 차별이 심각하다. 여기에 사형 집행도 빈번하게 진행돼 인권 문제가 끊임없이 지적됐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가 막대한 돈을 쏟아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네이마르 등 슈퍼스타를 자국 리그로 영입하고 굵직한 국제 스포츠 대회를 유치하는데, 이를 두고 '스포츠워싱(스포츠를 통한 이미지 세탁)'을 시도한다는 비난도 나오고 있다.
미국 상원의원들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월드컵 유치를 재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으나, 사우디아라비아의 월드컵 유치에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전망이다.
이미 FIFA가 유치 의사를 표명한 후보들을 교통 정리하면서 회원국은 2030 및 2034 월드컵 개최국 선정 투표에서 찬성에 몰표를 던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