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전 프로축구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대한축구협회(KFA) 회장 선거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투명하고 공정한 시스템을 마련해 떨어진 KFA의 신뢰를 회복하고 한국 축구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전 이사장은 25일 서울시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에서 “누군가는 축구인들을 대변해서 축구의 장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해 용기를 냈다”며 출마 계기를 설명했다.

정몽규 현 KFA 회장이 4선 도전에 나설 것이 예상되는 가운데 축구협회장 공식 출마를 선언한 건 허 전 이사장이 처음이다.

허 전 이사장은 “유소년 축구부터 프로팀까지 우리나라 축구 현실의 밑바탕을 속속히 알고 있다”며 “이런 바탕 속에서 한국 축구를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지 생각해 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허 전 이사장은 선거 출마의 변을 통해 축구협회의 위상을 높이고 퇴보하는 한국 축구를 살리기 위해 5가지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오픈 KFA, With All ▲시스템에 의한 투명하고 공정한 협회 운영 ▲지역협회의 창의성과 자율성 보장 ▲체계적인 지도자 육성·선임 시스템 마련 ▲축구꿈나무 육성과 여자축구 경쟁력 향상 등이다.

특히 현재 건립 중인 천안 축구종합센터 뿐만 아니라 올해 사용 계약이 만료된 기존의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도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전 이사장은 “파주트레이닝센터는 한국 축구의 요람 중 한 곳”이라며 “지금이라도 파주시하고 협의해서 여자축구라든가 유소년 연령별 대표팀 선수들의 교육의 장으로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그곳을 활용할 사람이나 기업이 안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며 “파주시와의 협상이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재원을 마련해 축구협회가 안은 부채를 최소화 방법을 찾겠다고도 했다. 필요하다면 비즈니스맨이 되겠다는 각오다. 그는 한국야구위원회 허구연 총재를 언급하면서 “허 총재가 기업 총수는 아니지만 최고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저도 허 총재 못지않게 해낼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허 전 이사장은 축구인들의 통합을 강조하면서 이를 만들기 위해 자신은 권위를 내려놓겠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그는 “축구인들의 의견이 갈릴 수 있지만 축구라는 대의를 위해서는 힘을 합쳐야 한다”며 “통합과 화합을 위해 뛰어다니겠다”고 말했다. 이어 “다른 종목을 보면 서로 다투다가도 한 가지 목표가 정해지면 힘을 합치는 모습이 부러웠다.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권위적인 것을 내려놓고 발로 뛰면서 함께 하는 걸 좋아한다. 고집을 세우기보다 듣는데 더 중심을 두고 해나가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허 전 이사장은 선수와 감독, 행정가를 모두 경험했다. 2013∼2014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2015∼2019년 한국프로축구연맹 부총재를 역임했다.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을 맡아 2010 국제축구연맹(FIFA) 남아공 월드컵에 출전해 사상 첫 원정 16강 진출을 이끌기도 했다. 축구협회장 선거는 내년 1월 8일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