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이성민 기자= 펩 과르디올라의 시대가 점점 끝나가는 걸까?
맨체스터 시티는 2008년 9월 아랍에미리트의 부총리이자 거부 셰이크 만수르가 구단을 인수한 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강팀으로 성장했다. 2011/12시즌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 체제에서 44년 만에 EPL 우승을 이뤄냈다. 2013/14시즌에는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과 함께 다시 한번 리그 정상에 올랐다.
맨시티의 상승세에 화룡점정을 찍은 건 과르디올라 감독의 선임이었다. 맨시티는 2016년 7월 과르디올라 감독을 사령탑으로 임명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바이에른 뮌헨에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하지 못하며 실패를 겪었지만 FC 바르셀로나 시절 트레블을 높이 평가한 맨시티는 그를 품는 데 성공했다.
맨시티의 판단은 적중했다. 과르디올라 체제에서 맨시티는 잉글랜드를 넘어 유럽의 강호로 자리 잡았다. 맨시티는 2017/18시즌 EPL, 리그컵, FA컵을 모두 제패하며 사상 첫 도메스틱 트레블을 이룩했다. 2022/23시즌에는 EPL, FA컵,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오르며 구단 역사상 최초의 트레블을 달성했다.
맨시티가 과르디올라 밑에서 가장 빛났던 무대는 EPL이었다.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덕분에 EPL 최상위 포식자로 올라섰다. 과르디올라 체제에서 EPL 우승을 이뤄내지 못한 시즌은 2016/17시즌과 2019/20시즌뿐이었다. 2020/21시즌부터 2023/24시즌까지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명장 알렉스 퍼거슨도 이루지 못한 EPL 4연패를 달성했다.
EPL 최강자로 올라섰지만 이번 시즌 그 위상에 금이 가고 있다. 맨시티는 7승 2무 3패(승점 23)로 리버풀(10승 1무 1패, 승점 31)에 밀려 2위에 머물러 있다. 아직 시즌이 남아 있지만 리버풀과의 격차가 무려 8점이다.
더욱 우려스러운 대목은 최근 성적이다. 맨시티는 공식전 5연패의 늪에 빠져 있다. 지난 10월 31일 토트넘 홋스퍼와의 EFL컵 16강전을 시작으로 본머스, 스포르팅 리스본, 브라이튼 앤 호브 알비온에 연달아 패했다. 지난 24일에는 홈에서 토트넘에 0-4로 패하는 수모를 겪었다. 과르디올라 부임 후 맨시티가 5연패를 당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물론 어쩔 수 없는 부분이 존재한다. 과르디올라 전술에서 기둥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로드리가 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시즌 아웃됐다. 로드리는 지난 시즌 선발 출전했을 때 맨시티의 74경기 무패 행진을 이끌 정도로 대체가 불가능한 자원이었다. 로드리가 부상으로 이탈하자 맨시티는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핵심 선수 로드리의 공백이 치명적이지만 이는 반대로 말하면 과르디올라 감독이 아직도 로드리에 대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 스포츠 잡지 ‘스포팅 뉴스’에 의하면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와 재계약하기 전에 연봉 2000만 파운드(한화 약 353억 원)를 받았다. 막대한 연봉을 받고 있기에 이 상황을 해결해야 할 의무가 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끝내 해결책을 찾지 못하면 패권을 다른 구단에 넘겨줄 수 있다. 당장 지난 시즌부터 아스널이 맨시티와 시즌 막판까지 리그 우승을 두고 경쟁했다. 리버풀은 이번 시즌 아르네 슬롯 감독 체제에서 강력한 EPL 우승 후보로 급부상했다. 과르디올라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지 지켜볼 일이다.
사진= 365scores/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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