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불러 일으킨 손흥민(32) 거취 문제가 날선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 손흥민과 이별을 찬성하는 쪽과 반대하는 쪽으로 점차 나뉘는 중이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재계약 여부가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고 있다. 처음에는 손흥민과 토트넘이 장기 계약에 교감한 것처럼 보였다. 2015년부터 토트넘에서 뛰면서 전성기를 이끌고, 지금은 부활을 위해 선봉에서 노력하는 손흥민을 확실하게 대우해줘야 한다는 주장이 주를 이뤘다.
손흥민은 이미 토트넘의 레전드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토트넘에 합류하고 10번째 시즌에 접어들었다. 420경기에 나서 165골을 기록하면서 토트넘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 5위에 올라있다. 그동안 토트넘을 대표하던 선수들이 하나같이 욕망을 찾아 떠난 것과 달리 손흥민은 지금까지 구단에 충성하고 있다. 충분히 연봉 체계를 깨고 구단 역대 최고 금액을 받을 자격이 있다.
연초에는 이런 분위기가 팽배했다. 당시 영국 매체 '텔레그래프'는 "토트넘이 손흥민 연장 옵션 발동을 준비한다. 손흥민 계약은 1년 이후에 끝나지만,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적어도 1년 더 연장할 수 있는 옵션을 가지고 있다. 최소 2026년까지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뛸 수 있다는 걸 의미한다. 아직 연장 계약 옵션이 발동되진 않았지만 토트넘과 손흥민 모두 그렇게 될 거라고 믿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금은 다르다. 토트넘이 32세가 된 손흥민과 종신 계약은 피하려고 한다. 내년 여름 만료되는 현 계약에 포함된 1년 연장 옵션만 활용하려는 생각도 내비친다. 손흥민은 1992년생으로 언제 경기력이 떨어질지 모르는 나이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경기력이 떨어질 것을 대비해 장기 재계약이 아닌 1년 계약 연장을 추진한 뒤 상황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번 시즌 여러 차례 부상으로 인해 결장했기에 먼 미래를 보지 않으려고 한다.
이같은 주장에 힘을 주는 의견도 있다. 과거 토트넘 감독을 맡았던 데이비드 플리트는 손흥민을 이번 시즌이 끝나고 매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플리트는 "떠날 때를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시즌이 끝나려면 몇 달이 남았다. 토트넘이 손흥민에 대해 어떤 결정을 내릴지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손흥민 계약을 1년 더 연장한다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나는 다른 클럽과 합의할 수 있다면, 지금이 그의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본다. 단지 나의 개인적인 의견"라고 덧붙였다.
물론 반대 의견도 상당하다. 손흥민이 지니는 영향력에 점수를 더 주는 쪽이 있다. 토트넘 전설 중 하나인 스티브 페리맨은 리더 측면에서 손흥민을 높이 평가한다. 그는 '토크스포츠' 팟캐스트에 출연해 "주장이라는 단어가 구식이긴 하지만 손흥민은 분명 이상적인 주장이다. 축구뿐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방식까지 모두 포함해 아주 주장에 적합하다"라고 호평했다.
페리맨의 주장을 인용한 '스퍼스웹'도 "토트넘의 캡틴은 아주 기념비적이다. 클럽의 열렬한 팬층의 지지를 받는다. 거의 10년 동안 팀의 리더였던 손흥민이 직책에 딱 맞다"며 "페리먼의 지지는 빠르게 진화하는 선수단에서 안정적이고 존경받는 인물이 손흥민이라는 걸 보여준다"고 정의했다.
토트넘은 젊어지려고 노력하고 있다. 리빌딩이 필요하다고 마냥 어린 선수들로만 구성할 수는 없다. 베테랑이 필요하고, 손흥민이 큰 점수를 받고 있다. 따라서 올 시즌이 끝나고 바로 결별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힘이 실리지 않고 있다.
실제로 유럽 이적시장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손흥민의 갈라타사라이 이적설이나 사우디아라비아 매각설에 진지하지 않다. '스카이 스포츠' 독일판의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 기자는 "손흥민은 다음 시즌에도 토트넘에서 뛸 것이다. 토트넘은 이에 대해 100% 확신하고 있다. 토트넘은 손흥민을 여전히 팀의 에이스로 간주하고 있다. 기존 계약에 포함된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해 손흥민을 다음 시즌까지 잔류시킬 계획이다"라고 보도했다.
일찍이 손흥민의 연장 옵션 발동을 알렸던 'HERE WE GO' 파브리지오 로마노도 손흥민의 2026년까지 토트넘 잔류 게시물을 다시 업로드하면서 모든 이적설을 부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