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 중심으로 모든 외국인 조합을 구성하는 인터마이애미가 감독까지 '메시 은사'가 아닌 '메시 친구'로 교체한다.
최근 타타 마르티노 감독이 마이애미를 떠났다. 마이애미는 홈페이지를 통해 마르티노 감독이 개인적인 사유로 사임한다고 밝혔다. 마르티노 감독은 이미 '메시 맞춤' 지도자였다. 메시에게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선배이기도 하고,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 두 팀에서 메시를 오래 지도한 바 있다. 당시에는 큰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인터마이애미에서는 달랐다. 이미 애틀랜타유나이티드의 우승을 이끄는 등 미국 메이저리그사커(MLS)에 적응을 마친 마르티노 감독은 메시와 시너지 효과를 냈다. 메시 합류 직후인 지난해 미국-멕시코 통합 컵대회 리그스컵 우승, 올해 MLS 정규리그(서포터스실드) 우승으로 우승컵 2개를 들었다. 창단 후 무관이었던 마이애미를 정상으로 이끈 지도자다.
마르티노 감독의 후임이 관심을 모으는 가운데, 'AP 통신'을 비롯한 외신은 일제히 하비에르 마스체라노의 부임을 예상하고 있다. 마스체라노는 메시보다 3살 많은 40세다. 선수 시절 바르셀로나와 아르헨티나에서 호흡을 맞추며 깊은 인연을 맺었다. 리버풀에서 바르셀로나로 이적해 와 8년간 활약했던 마스체라노는 메시의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3회 중 2회를 함께 하는 등 함께 전성기를 누렸다.
지난 2018년 국가대표에서 은퇴했기 때문에 A대표팀 우승 영광은 함께 누리지 못했다. 하지만 오히려 코파 아메리카 2연속 준우승이라는 가슴 아픈 순간을 함께 이겨냈기에 더 돈독한 사이다. 또한 아르헨티나 U23 대표팀에서 메시가 올림픽 금메달을 땠을 때 와일드카드로 함께하며 후방을 지키기도 했다.
지난 2020년 선수 생활을 마친 마스체라노는 아르헨티나 U20 대표팀과 U23 대표팀을 이끌면서 지도자 생활을 해 왔다.
공동회장 중 한 명이 '레전드' 데이비드 베컴인 것으로 유명한 마이애미는 선수단도 메시 중심으로 다 맞춰둔 상태다. 미드필더 세르히오 부스케츠, 공격수 루이스 수아레스, 수비수 조르디 알바까지 메시의 현역 시절 단짝 동료들을 대거 영입해 포지션 구석구석을 채웠다. 다만 나머지 포지션이 그만큼 약하다는 약점을 극복하지 못했다. 정규리그 우승팀이라 1시드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음에도 불구하고 1라운드에 탈락하면서 이번 시즌 농사를 일찍 마쳤다.
이번 시즌 마이애미는 메시의 전 동료가 많을 뿐 아니라, 아르헨티나 국적이 9명이나 됐다. 이 점도 마스체라노 감독에게는 편한 환경일 수 있다. 마이애미는 남미로 넘어가는 항공편이 많고 오래 전부터 스페인어계 남미 커뮤니티가 활성화되어 있기 때문에 이들에게 더욱 편한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연고지다.
한편 마스체라노는 최근 국내에서 열린 은퇴 선수 중심 이벤트 경기 '아이콘 매치'에 선수로 참가해 한국팬들을 만나기도 했다.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디디에 드로그바 등 왕년의 스타들과 오랜만에 맞대결하는 모습으로 추억여행을 선물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