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감독들의 무덤으로 불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 에릭 텐 하흐 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경질은 이제부터 본격적인 생존 경쟁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것과 같다.
맨유는 포르투갈 명문 스포르팅CP를 지휘하던 후벵 아모림을 영입해 스리백 기반의 전술, 전략으로 구단 바로 세우기에 돌입했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 은퇴 이후 방황의 연속이었던 맨유가 아모림을 통해 정리가 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텐 하흐의 길을 따를 감독들은 여전히 많다. 꼴찌로 강등 위기에 처한 사우스햄턴 러셀 마틴 감독이 고위험군이다. 경력은 상관없다. 팀을 살리지 못하면 아웃이다.
황희찬이 뛰는 울버햄턴의 게리 오닐 감독도 마찬가지다. 지난 시즌과 달리 힘을 내지 못하며 19위로 밀려 있다. 그나마 승점 6점으로 잔류 마지노선인 17위 입스위치(8점)에 2점 차라 아직은 여유가 있지만, 위기는 계속된다.
강등권에 있는 팀들의 사령탑 운명이 한결같다면 중위권을 전전하는 팀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가장 대표적인 팀이 웨스트햄 유나이티드다. 훌렌 로페테기 감독에 대한 믿음이 점점 떨어지는 모양이다.
최근 5경기 2승2무1패를 거두며 14위에 밀려 있는 로페테기다. 울버햄턴과 레알 마드리드 감독을 경험했고 지난 여름 데이비드 모예스를 대신해 지휘봉을 잡았지만, 생명력이 길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고 있다.
로페테기의 운명은 26일 예정된 리그 12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12월 1일 아스널전이다. 두 경기를 그르칠 경우 경질 사례가 많은 박싱데이가 오기도 전에 로페테기가 웨스트햄과 이별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영국 대중지 '미러'는 '나쁜 출발로 상당한 압박감을 느끼는 로페테기 감독은 뉴캐슬, 아스널전을 잘 치러야 한다. 만약 뉴캐슬에 진다면 구단 경영진이 어떤 선택을 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전했다.
시즌 중 감독 교체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는 웨스트햄이지만, 변화가 필요하다면 시도하겠다는 의지도 있다고 한다. 이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를 이끌었던 에딘 테르지치를 비롯해 로저 슈미트 전 레버쿠젠 감독, 세바스티안 회네스 슈투트가르트 감독 등을 눈여겨 봤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프리미어리그 경험이 있는 그레이엄 포터 전 첼시 감독은 후보 명단에서 빠졌다고 한다. 물론 여기에 흥미로운 이름도 등장한다. 그 이름도 웅장한 조제 무리뉴 페네르바체 감독이다.
무리뉴는 뉴캐슬 유나이티드 차기 사령탑 후보로 거론됐다. 정상권 팀은 아니지만, 프리미어리그 중상위권 팀들이 노릴 수 있는 지도자는 된다는 분석이다. 웨스트햄, 울버햄턴 등 어디라도 선택만 하면 갈 수 있다는 것이다.
튀르키예 수페르리가에서 상당한 염증을 느끼는 무리뉴 입장에서는 감사한 영입 제안이다. 프리미어리그 재입성을 노리려면 일단 연관된 구단들이 모두 지속해 부진해야 하는 조건이 만들어져야 한다. 남이 좋지 않아야 내가 좋은 상황에서 무리뉴의 이름은 점점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