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박윤서 기자= 이번 예선전을 보아도 알 수 있다. 세계적인 추세는 개방이다.
인도네시아는 19일(한국시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 경기장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C조 6차전 경기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제압했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월드컵 3차 예선 첫 승리(1승 2무 1패)이다. 동시에 경기 전 2무 11패로 사우디아라비아에 상대 전적에서 크게 뒤지던 인도네시아가 보여준 반전이었다.
예상 밖에 성과를 거두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상승세엔 신태용 감독의 지도력 등 여러 원인이 있다. 그럼에도 가장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포인트는 세계적인 추세에 맞춰 빠르게 변화를 받아들였단 사실이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축구 강국의 선수를 적극적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특히 네덜란드 귀화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고 있다. 최전방 공격수 라그나르 오랏망운, 라파엘 스트라윅, 나탄 추아온, 톰 헤이, 칼빈 페르동크, 제이 이즈스, 케빈 딕스, 저스틴 허브너, 마르턴 파스 등 총 9명의 선수가 네덜란드 출생이다.
이 과정에서 사실상 외인 팀이 되어 버렸다는 사실을 두고 비판 여론도 적지 않다. 그럼에도 과거에 비해 인도네시아 축구 수준이 한 단계 이상 성장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적당한 개방은 우리 대표팀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시선을 외부로 돌려 선수를 물색할 경우 가장 눈에 띄는 이름은 독일인 아버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 '멀티 플레이어' 옌스 카스트로프이다.
카스트로프는 독일 뒤셀도르프, 쾰른 등에서 경험을 쌓은 뒤 지난 시즌 뉘른베르크에 둥지를 틀었다. 이후 그는 풀백, 미드필더를 오가며 팀 내 핵심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과거 대표팀 또한 그를 주시했다. 특히 지난해 3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사단의 골키퍼 코치인 안드레아스 쾨프케가 카스트로프의 어머니를 만난 사진을 SNS에 올려 화제를 모았다. 이후 "아들이 대한민국 국가대표팀에 합류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답글을 남겨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지난 2월 '스카이스포츠 독일' 소속 플로리안 플라텐버그 기자는 "대한민국축구협회가 뉘른베르크 출신 재능 있는 20살 미드필더인 카스트로프 합류를 추진하고 있다. 클린스만은 오는 3월 A매치에서 그를 실험하길 원한다. 쾨프케 코치가 이미 그와 접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매체는 카스트로프의 인터뷰를 전했다. 그는 "나는 독일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어머니가 한국인이기에 한국과 유대감이 꽤 강하다. 나도 한국에 몇 번 가봤다. 정말 아름다운 나라이다. 사람들과 문화도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내 SNS 프로필에 독일 국기뿐만 아니라 태극기도 있는 이유이다"라고 말했다. 심지어 해당 인터뷰가 전해진 후 한참이 지난 현재(11.20일)까지도 그의 프로필엔 태극기가 독일 국기보다 앞서 있다.
클린스만이 아시안 컵을 기점으로 물러나며 추진력을 잃었고 현재는 거의 거론되지 않고 있다. 아쉬움이 남는 것은 최근 카스트로프의 성장세가 돋보인다는 사실이다.
'스카이스포츠 독일'은 19일 "카스트로프는 뉘른베르크에서 빼어난 활약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장기 목표는 분데스리가 무대를 밟는 것이다. 현재 우니온 베를린, 베르더 브레멘이 그를 영입하기 위해 관심을 드러냈다"라고 보도했다.
현재 카스트로프는 독일 연령별 대표팀에서 활약하고 있다. 이에 아직 태극마크를 다는 것에 관심이 있을지 여부는 미지수이다. 그럼에도 최근 아시아 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국가들의 면면을 감안할 때 우리도 깊이 있게 고민해 봐야 하는 문제라는 생각이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옌스 카스트로프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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