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박진우]
토트넘 훗스퍼 선수 폭행으로 중징계를 받은 모하메드 쿠두스. 가나 국가대표팀에서도 '역적'으로 내몰렸다.
폭행 사건은 지난달 19일(이하 한국시간) 열린 프리미어리그(PL) 8라운드 토트넘전(1-4 패)에서 발생했다. 해당 경기는 손흥민의 부상 복귀전이었고, 웨스트햄의 열세가 예상됐다. 그러나 웨스트햄은 경기 초반 쿠두스의 선제골로 앞서며 승기를 잡았지만, 토트넘의 반격은 거셌다. 전반 36분 데얀 쿨루셉스키의 득점으로 균형을 맞췄고 후반 들어 이브 비수마의 역전포, 웨스트햄의 자책골이 연달아 터지며 순식간에 1-4로 끌려간 웨스트햄이었다.
문제는 후반 추가시간에 발생했다. 선제골을 넣었던 쿠두스는 역전 당한 상황, 감정을 통제하지 못했다. 그는 미키 반 더 벤과의 경합 상황을 펼쳤다. 그 과정에서 반 더 벤이 쓰러졌고, 쿠두스는 그를 향해 발길질을 했다. 이에 반 더 벤이 일어나며 항의했고, 쿠두스는 그의 얼굴을 가격했다. 이후 히샬리송, 파페 마타르 사르에게도 폭력적인 행동을 가했다. 당초 심판은 경고를 부여했으나, 비디오 판독(VAR)을 거친 뒤 판정을 번복해 퇴장을 선언했다.
쿠두스는 굳은 표정으로 천천히 경기장을 걸어 나왔고, 훌렌 로페테기 감독은 굳은 표정으로 그를 외면했다. 결국 쿠두스는 잉글랜드 축구협회(FA)로부터 3경기 출장 금지 처분 징계를 받았다. 이후 FA는 쿠두스에게 2경기 출전 금지 처분을 추가했고, 폭력적 행위를 가한 혐의로 6만 파운드(약 1억 원)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했다. '역적'으로 몰린 쿠두스였다.
대표팀에서까지 '역적'으로 몰렸다. 쿠두스가 속한 가나 대표팀은 19일 오전 1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AFCON) 예선 조별리그 F조 6차전에서 니제르에 1-2로 패배했다. 가나는 이미 5차전 앙골라와의 경기에서 1-1 무승부를 거둬 AFCON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동기 부여가 없던 상태였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해 니제르전에 임했다.
팽팽한 승부였다. 가나는 전반 22분 바마다시에게 선제골을 허용하며 일찍이 끌려갔다. 다행히 후반 22분 아프리예가 동점골을 기록하며 균형을 맞췄다. 그러나 후반 추가시간 2분 사코에게 역전골을 내주며 패배의 그림자가 짙어졌다.
그러나 반전이 있었다. 후반 추가시간 6분, 가나가 극적으로 니제르 박스 안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낸 것. 키커로 나선 선수는 쿠두스였다. 그런데 가나 팬들은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영국 매체 '트리뷰나'는 "가나 팬들은 그의 편이 아니었다. 그들은 쿠두스가 페널티킥을 차기 위해 발을 내딛을 때, 긴장하도록 큰 소리로 '나가'를 외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자국 팬들의 분노에 당황해서였을까. 쿠두스의 슈팅은 끝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히고 말았다. 쿠두스의 페널티킥 실축 직후, 경기 종료 휘슬이 불렸고 니제르 선수들은 경기장에 뛰쳐나와 환호성을 질렀다. 가나 팬들 또한 환호했다.
이로써 가나는 AFCON 예선 최초로, 니제르에게 패배를 당하는 굴욕을 맛봤다. 아울러 지난 2004년 이후 처음으로 본선 진출에 실패하며 가나 팬들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경기 종료 직전, 쿠두스의 결정적인 페널티킥 실축으로 씻을 수 없는 수치를 맛본 가나였다. 결국 쿠두스는 웨스트햄에 이어 가나 대표팀에서도 '역적'으로 내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