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전 월드컵 개최국이자 아시안컵 2연패의 디펜딩 챔피언 카타르가 몰락하고 있다.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에서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졸전을 거듭하고 있다.
카타르는 20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알나얀 스타디움에서 열린 UAE와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 A조 6차전에서 0-5 대패를 당했다. 카타르는 점유율에서 68-32로 앞서고도 결정력 부족 속에 수비가 속절없이 무너지며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UAE에 완패했다. 이로써 카타르는 2승1무3패에 머물며 A조 4위에 그쳤다. UAE는 3승1무2패로 조 3위를 유지했다.
카타르는 아시아 3차예선 첫 경기로 치른 지난 9월 UAE와 홈경기에서 1-3으로 패했는데, 이번엔 원정에서 5골이나 내줬다. 중동 라이벌 UAE를 상대로 역대 한 경기 최다 실점을 기록했다. UAE를 상대로만 2경기에서 8골을 내줬다.
카타르는 3차예선 6경기에서 총 17실점이나 했다. 이는 일본에 0-7 완패를 한 적이 있는 중국의 16실점을 뛰어 넘는다. 3차예선에 출전한 18개국 가운데 최다 실점이다.
2023년부터 카타르를 이끌고 있는 스페인 출신의 틴틴 마르케스 감독은 3차예선 졸전이 이어지며 팬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 아시안컵 2연패를 달성한 대륙 챔피언이 세계 무대도 아닌 아시아 예선에서 0-5라는 참패를 당하자 팬들은 큰 충격을 받았다.
카타르 매체 걸프타임즈는 20일 “2위까지 주어지는 본선 직행 티켓 가능성은 사라졌다”고 단언했다. 현재 A조는 5승1무로 승점 16점을 따낸 이란이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우즈베키스탄이 4승1무1패 승점 13점으로 뒤를 잇는다. 이어 UAE(10점)와 카타르(7점)가 자리했다. 카타르가 남은 4경기에서 그야말로 기적을 이뤄내지 않는 한 본선행 직행은 사실상 어렵다. ‘자동문’ 수준으로 전락한 수비력 불안을 개선하고 정신적으로도 크게 흔들리는 팀 분위기를 다잡아야 반전의 실마리를 풀 수 있다.
카타르는 최악의 경기로 2024년 월드컵 예선을 마감했다. 12월에는 걸프컵을 치르는데, 첫 경기 상대가 하필 UAE여서 더욱 곤혹스럽다. ‘카타르 킬러’가 된 벤투 감독이 아시아 챔피언에게 한 번 더 KO 펀치를 날리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