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시간일까, 아니면 재계약을 위한 시간 벌기일까. 토트넘 홋스퍼에 애착이 깊은 손흥민(32)의 계약 문제는 팬들 사이에서도 중요한 화제다.
토트넘 팬들의 커뮤니티와 매체 사이의 성격이 강한 ‘스퍼스 웹’에선 19일 토트넘이 내년 계약이 만료되는 손흥민의 1년 계약 연장을 추진하는 것은 재계약 협상 시간을 벌기 위한 조치라는 주제가 큰 인기를 모았다.
토트넘이 내년 5월 계약이 만료되는 손흥민과 재계약 대신 2026년까지 1년 연장 옵션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시장 논리에 가장 민감한 토트넘이 부상이 잦아진 손흥민에게 연봉 인상이 필요한 재계약을 제안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 모른다. 토트넘의 옵션 발동은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하는 시간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왔다.
그러나 팬들의 생각은 다른 것으로 보인다. 토트넘이 손흥민과 이별을 막기 위한 방법으로 옵션을 발동했을 뿐 재계약 자체는 포기하지 않았다는 희망적인 바람을 갖고 있다. 최근 스페인의 ‘피차헤스’에서 토트넘과 손흥민이 연봉과 계약 기간 문제로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한 것에서 아직 협상이 끝난 것은 아니라는 기대감이 높아졌다.
손흥민을 붙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진 것은 그의 여전한 기량 덕분이다. 손흥민은 햄스트링 부상이 잦아졌지만 2024~2025시즌 EPL 11경기 중 8경기에 출전해 3골 3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부상만 아니라면 경기에서 보여주는 영향력은 변함이 없다.
손흥민의 활약상은 축구통계업체 ‘후스코어드닷컴’이 이날 공개한 ‘EPL에서 가장 중요한 선수 20명’에서도 확인된다.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번 시즌 EPL 20개 구단에서 평점이 가장 높은 선수 1명씩을 골랐는데, 손흥민은 7.57점으로 토트넘 최고 선수로 뽑혔다. 토트넘이 지난 여름 이적료 6500만 파운드(약 1132억원)에 데려온 도미닉 솔란케(7.30점)보다 0.27점이 높다. 이 매체는 “토트넘의 주장인 손흥민이 평소보다 느린 출발을 보였지만 우리가 매기는 평점에선 여전히 토트넘 최고의 선수”라고 강조했다.
후스코어드닷컴이 매긴 손흥민의 평점 추이를 살펴보면 아시아 선수로 처음 EPL 득점왕(23골)에 올랐던 2021~2022시즌의 7.52점보다 높다. 손흥민이 지금과 같은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토트넘과 재계약 혹은 이적의 갈림길에서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손흥민은 2015년 8월 독일 레버쿠젠에서 토트넘에 입단한 이래 419경기 165골을 넣어 토트넘 선수 중 역대 득점 4위에 올라 있다. EPL 경기로만 따지면 123골로 토트넘 내 역대 2위 기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