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인환 기자] "나도 구단이 아니라 뉴스 통해 알았다".
잉글랜드 축구협회(FA)는 19일(한국시간) "로드리구 벤탄쿠르의 미디어 인터뷰와 관련해 FA 규칙 E3(인종 차별 금지 규정)을 위반한 혐의로 7경기 출장 정지와 10만 파운드 벌금을 독립 규제 위원회가 부과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벤탄쿠르는 지난 6월 우루과이 TV 프로그램 '포르 라 카미세타'에 출연한 벤탄쿠르는 진행자로부터 한국 선수 유니폼을 부탁받았다. 토트넘의 캡틴 손흥민 유니폼을 원한다는 뜻이었다. 벤탄쿠르도 "쏘니?(손흥민의 별명)"라고 되물었다.
벤탄쿠르는 "손흥민 사촌의 유니폼일 수도 있다. 그들은 모두 똑같이 생겼기 때문"이라며 웃음을 터뜨렸다. 진행자 역시 이에 맞장구를 치면서 함께 웃었다. 아시아인 모두가 비슷하게 생겼다는, 명백한 인종차별 발언이다.
토트넘과 벤탄쿠르의 소셜 미디어 계정은 한국인, 우루과이인의 댓글 전쟁터로 변했고 결국 토트넘 구단은 지난달 공식 입장을 밝혔다. 사건 발생 후인 6월 20일 손흥민은 "벤탄쿠르와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실수했다는 것을 인정했고 사과도 했다. 그는 일부러 모욕적인 말을 할 생각은 없었다"라며 동료를 감쌌다.
해당 발언 이후 토트넘은 벤탄쿠르에게 아무런 징계를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눈 가리고 아웅으로 대충 넘어간 토트넘 구단과 달리 FA는 예고한대로 중징계를 준비하고 있다. 피트 브룩은 "벤탄쿠르는 긴 기간 출전 정지 징계가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앞서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대표팀에서 "에이전시를 통해 통보를 받았다. 정확하게 말할 수는 없으나 아마 클럽으로 복귀할 때쯤 발표될 것 같다"라면서 "아마 상당 기간 빠질 것 같다. 그래도 가야 알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나 징벌 위원회에 참석하지 않고 서면으로 대응한 벤탄쿠르는 다소 허황된 주장을 이어가 큰 충격을 주고 있다.. 그는 "손흥민의 인종차별적 발언은 기자를 비꼬기 위한 반어법이다"라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한국인"이라고 부른 기자를 비꼬기 위해 "한국인은 다 똑같이 생겼다"라고 말했다는 것.
한편 벤탄쿠르의 손흥민 인종 차별에 대해서 토트넘 구단 뿐만 아니라 선수들도 침묵을 지키고 있다. 그러던 중 손흥민의 절친이자 부주장은 벤 데이비스가 가장 먼저 이 사건에 대해 언급했다. 웨일즈 대표팀서 뛰고 있는 그는 벤탄쿠르의 손흥민 인종 차별과 처벌에 대해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할 문제"라고 답했다.
데이비스는 "아침이 되어서야 소식을 들었다. 아마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토트넘 구단 내부서 처리한 줄 알았으나 외부 징계로 이어졌다"라면서 "우리 모두 이 사건에 대해 침묵했지만 결국 이 일은 진지하게 바라볼 사항이다. 서로 지켜야 할 선이 있으면서 그걸 지켜야 한다"라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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