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아시아예선 1-1 또 비겨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19일(한국시각) 요르단 암만의 국제 경기장에서 열린 팔레스타인과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3차 예선 B조 6차전에서 손흥민의 골로 1-1로 비겼다. 9월 1차전 안방 맞대결(0-0)에 이어 두번째 싸움에서도 팔레스타인을 꺾지 못했다.
한국은 4승2무(승점 14) 무패행진으로 조 선두를 질주했고, 팔레스타인은 3무3패 5위.
이날 양 팀 선수들은 킥오프에 앞서 하프라인에 도열해 팔레스타인 전쟁 희생자에 대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오세훈(마치다)를 원톱 스트라이커로 배치하고 좌우 측면 공격을 손흥민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에게 맡기는 4-2-3-1 전형을 가동했다. 14일 쿠웨이트와 벌인 5차전(3-1) 승리 때의 선수 대형을 그대로 유지했다.
중원에는 이재성(마인츠)이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고, 황인범(페예노르트)과 박용우(알아인)가 중앙 미드필더로 배치됐다. 포백 자리는 이명재(울산), 김민재(뮌헨), 조유민(샤르자), 설영우(즈베즈다)가 맡았다. 골키퍼는 조현우(울산).
한국은 초반부터 조심스럽게 경기를 운영했고, 점유율을 앞세워 촘촘하게 늘어선 상대의 빈틈을 찾기 위해 애썼다. 하지만 좀처럼 활로를 열지 못했고, 오히려 전반 12분 수비수의 실수로 선제 실점했다.
상대의 측면 압박 속에 공다툼을 벌이던 김민재가 골키퍼 쪽으로 공을 찼지만 너무 약했고, 팔레스타인 공격수 자이드 쿤바르가 조현우보다 먼저 공을 차지한 뒤 오른발로 빈 골대 안으로 차 넣었다.
순식간의 실점으로 당황한 대표팀은 곧바로 반격에 나섰고, 관록의 손흥민이 4분 만인 전반 16분 통렬한 동점골로 균형을 맞췄다.
상대 왼쪽 진영을 파고든 이명재가 이재성에게 공을 연결했고, 이재성은 논스톱 패스로 공을 수비진 배후로 찔렀다. 손흥민이 총알처럼 파고들어 공을 잡아챈 뒤, 골키퍼가 손 쓸 수 없는 반대쪽 구석으로 낮게 깔아차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이날 골로 통산 51호 골 고지에 올라서며 역대 A매치 득점 2위에 올랐다. 1위 차범근의 기록(58골)에도 7골 차로 바짝 다가섰다.
한국은 이후 손흥민의 프리킥, 오세훈의 헤딩골 등으로 상대를 압박했으나 더 이상 추가골은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체격이 좋은 팔레스타인 선수들의 완강한 수비벽에 걸리면서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내지 못했다. 후반 36분 후방에서 길게 올라온 공을 손흥민이 받은 뒤 영리한 플레이로 골망을 흔들었으나, 비디오판독 결과 최후방 수비수보다 살짝 앞서 파고들었던 것으로 판정돼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이후 총공세를 펼쳤지만 팔레스타인 수비벽을 뚫어내지 못했다.
손흥민은 경기 뒤 현장 인터뷰에서 “(여러 번의) 찬스를 골로 연결했으면 승리했을 것인데, 그런 부분이 아쉽다. 내년에는 선수단이 더 똘똘 뭉쳐서 팬들에게 행복한 경기를 펼쳐 보이겠다”고 약속했다.
중동 2연전을 마친 대표팀은 내년 3월 국내에서 오만과 요르단을 상대로 7~8차전을 벌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