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 안토니(24, 레알 베티스)가 스페인에서 부활을 알렸다.
안토니는 지난 8일 셀타 비고와 치른 2024-25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24라운드에서 전반 10분 선제골이자 데뷔골을 뽑아냈다. 결과적으로 베티스가 2-3으로 패해 활짝 웃을 수는 없었지만, 안토니는 패배팀에서 경기 최우수선수(MOM)에 선정돼 활약을 인정받았다.
이날 오른쪽 윙어로 선발 출전한 안토니는 침착한 왼발 슈팅으로 셀타 비고의 골망을 흔들었다. 베티스 유니폼을 입고 두 경기 만에 데뷔골을 터뜨리면서 성공적인 임대 출발을 알렸다.
안토니의 자신감이 경기력으로 이어졌다. 축구 통계 사이트 '소파스코어'에 따르면 안토니는 유효슈팅 2회, 패스 성공률 100%(22/22), 경합 성공률 50%(4/8), 태클 2회 등 공수 전반에 걸쳐 상당한 영향력을 펼쳤다.
MOM 선정도 처음이 아니다. 이미 아틀레틱 빌바오와 펼친 데뷔전에서 단번에 최우수 선수로 이름이 불렸다. 당시 안토니는 베티스 득점의 기점 역할을 해냈다. 전반 15분 안토니가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날카로운 왼발 슈팅을 시도해 빌바오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아쉽게도 안토니의 1차 슈팅은 골키퍼에게 막혔다. 그러나 팀 동료 이스코가 쇄도해 세컨드볼을 골문 안으로 차 넣으면서 안토니가 득점에 간접 기여했다. 비록 어시스트는 아니었어도 안토니의 공격력을 잘 보여준 대목이었다. 이밖에도 빅찬스 창출을 두 차례 해내면서 빌바오를 괴롭혔다.
안토니는 데뷔전에서 후반 27분에 물러나며 풀타임을 소화하지 않았으나 MOM에 선정되는 마법을 부렸다. 여기에 셀타 비고전까지 활약이 이어지면서 베티스 팬들의 지지를 한몸에 받기 시작했다.
스페인 언론 '엘 데스 마르케'는 "안토니의 발목 기술은 아주 놀랍다. 비범한 기술을 갖춘 엄청난 선수"라고 극찬했다. '아스'도 "안토니는 마법과 같다"고 했고, '코페'는 "안토니는 상대 골키퍼가 손을 댈 수도 없는 코스로 집어넣는 능력이 있다"고 호평했다.
안토니가 맨유를 나오자마자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2024-25시즌 전반기를 선발 출전하지 못했던 한을 푸는 모양새다. 맨유는 불과 3년 전 8,500만 파운드(약 1,519억 원)를 들여 영입한 자원을 오로지 교체 투입으로만 활용했다. 에릭 텐 하흐 전 감독부터 후벵 아모림 신임 감독까지 안토니를 주 전력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리그 8경기 모두 교체였고, 리그컵과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만 세 차례 선발 기회를 준 게 전부다.
그만큼 프리미어리그 레벨이 아니라고 판단했다. 안토니는 천문학적인 이적료를 기록한 것과 달리 첫해 25경기에서 4골에 그쳤고, 적응이 끝났어야 할 2년차에도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사생활 문제에 부상까지 괴롭혔다. 맨유를 떠난다는 소문도 줄을 이었다. 아약스 시절 안토니를 지도했고, 맨유로도 데려온 텐 하흐 전 감독마저 부활을 기다려주지 못하면서 언제라도 쫓겨날 위기에 놓인 적이 많았다.
결국 텐 하흐 감독이 떠나고 아모림 감독이 오면서 안토니가 정리됐다. 안토니도 새로운 돌파구를 찾는 심정으로 스페인행을 택했다. 안토니는 맨유를 떠난 날 밝게 웃었다.
베티스 임대를 위해 스페인에 도착했을 때 안토니는 공항에서 만난 기자들을 향해 "아주 행복하고, 경기를 뛸 준비가 되어있다"라고 말했다. 표정에서 다시 경기를 뛴다는데 기대감이 상당했고, 데뷔전 선전에 이어 데뷔골까지 터뜨리며 베티스에서 임대 신화 작성을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