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숨이 턱 막히는 선수 구성이다.
프랑스 리그앙 최강 파리 생제르맹(PSG)은 23일 오전(한국시간) 맨체스터 시티와의 2024-25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7차전에서 4-2 역전승을 거두며 16강 플레이오프행 불씨를 살렸다.
기막힌 승리였다. 선발 출전한 이강인은 전반 가짜 9번으로 배치, 맨시티의 공격 전개를 부담스럽게 만들었다. 후반 시작과 함께 우스망 뎀벨레로 교체됐고 PSG는 두 골을 내주고도 4골을 몰아치며 승리했다.
대부분 이강인의 역할은 주목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강인이 부진했다며 평점을 낮게 주는 언론도 있었다. 프랑스, 영국 언론 대다수가 그랬다.
하지만, 경기 후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은 전혀 다른 해석을 내놓았다. 그는 "패배를 받아들여야 한다. 최고의 팀이 이겼다. 우리는 다음 경기를 잡는다면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다"라며 담담하게 생각을 전했다.
다음 발언이 인상적이었다. 패인 중 하나로 이강인의 존재를 명확하게 알린 것이다. 그는 "PSG가 더 나았다. PSG는 가짜 9번을 활용해 중원에 수적 우위를 점했고, 우리는 그(이강인)를 압박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미드필드 숫자에서 밀리면서 체력을 빼 득점하지 못했고 후반 교체로 들어온 우스망 뎀벨레를 시작으로 연이어 골을 내주는 나비효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아랍에리미트(UAE) 오일 머니를 안고 있는 맨시티가 카타르 자본의 PSG에 밀린 대리전도 흥미로웠지만, 라이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부터 아스널, 뉴캐슬 유나이티드, 노팅엄 포레스트, 토트넘 홋스퍼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까지 관심 갖는 이강인의 재능을 가까이서 살핀 과르디올라의 반응은 분명 뜨거웠다.
맨시티는 미드필더진의 나이를 먹어가면서 전방으로 향하는 공격 속도가 둔화 하고 체력 저하가 상대의 압박을 견디지 못한다는 우려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케빈 데 브라위너의 부상이 치명적이라는 평가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보다 한 살 더 많은 1991년생 데 브라위너는 올 시즌 부상으로 고생 중이다. 필 포든이 애를 쓰고 있지만, 30대 중반의 일카이 귄도안까지 노련미로 버텨도 나이를 먹으면서 떨어지는 스피드를 막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1+1 계약으로 2027년 여름까지 맨시티와 함께 가는 과르디올라 입장에서는 선수단 개편이 절실하다. 공격 2선 어디서나 설 수 있고 제로톱까지 되는 이강인을 흥미롭게 바라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사비뉴, 제레미 도쿠 등 젊은 측면 공격수들이 있지만, 탄력적이면서 패스 길까지 잡아주는 이강인이라면 빅매치에 침묵하는 옐링 홀란드의 짝으로 손색없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2선과 중앙 공격수가 가능하고 15골을 넣으며 올 시즌 독일 분데스리가 득점 부문 2위를 달리던, '제2의 살라'로 불리는 이집트 국가대표 출신 공격수 오마르 마르무쉬를 아인라흐트 프랑크푸르트에서 영입하며 변화의 신호탄을 쐈지만, 더 보강이 필요한 맨시티다.
이강인에 대한 관심은 PSG가 새로운 공격수들을 계속 영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 흥미롭게 흘러간다. '조지아 마라도나'로 불리는 흐비차 크라바츠헬리아는 나폴리에서 넘어왔다. 이강인처럼 공격 2선 어느 위치나 소화 가능하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마음을 알기 어렵지만, 랜달 콜로 무아니를 벤치로 밀어내고 이강인을 세우고 있는 것은 긍정적이다. 다만, 흐비차를 그냥 두기 어렵고 마르코 아센시오, 브래들리 바르콜라, 우스망 뎀벨레, 랜달 콜라 무아니 등 활용 가능한 자원이 너무 많다는 점은 당장이 아니더라도 여름에는 선택의 기로에 설 수 있음을 의미한다. 콜로 무아니가 아직 이적하지 않고 버티고 있는 것을 봐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