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FC의 신인 이지호(23)가 K리그 데뷔전에서 날카로운 발끝을 자랑했다. 양현준(23·셀틱) 양민혁(19·퀸즈 파크 레인저스)의 뒤를 이를 강원FC의 '대형 신인'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2002년생 이지호는 K리그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대졸 신인'이다. 그는 고려대를 거쳐 올 시즌을 앞두고 강원에 합류했다. 만 23세로 K리그 22세 이하(U-22) 규정으론 경기에 나설 수 없다. 하지만 그는 대구FC와의 2025시즌 개막전에 당당히 선발 출전했다. 이지호는 전반 43분 가브리엘의 선제골을 어시스트 하기도 했다.
경기 뒤 이지호는 "축구를 시작한 뒤부터 15년 동안 꿈꿔온 순간이다. 잉렇게 이룬 것에 대해 스스로 감사하다. 주변에도 정말 감사하다. 여기서 끝날 게 아니다. 더 좋은 선수로 더 발돋움하고 싶다"며 "3년 안에 국가대표와 베스트11이 되는 것이 목표다. 일기장에 써 놓은 2025년 목표가 있다. 개막 엔트리에 드는 것이 그 중 하나였다. 다른 것은 나중에 말씀 드리겠다"고 말했다.
강원은 최근 양현준 양민혁 등 신인 선수 '대박'을 쳤다. 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인 뒤 유럽 진출까지 성공했다.
이지호는 "양민혁 선수가 지난해 정말 대단한 활약을 했다. 이상헌 선수도 대단한 역할을 했다. 하는 나는 양민혁이 되고 싶다고 양민혁이 될 수는 없다. 나는 제1의 이지호로 나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고 나만의 인생을 살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경호 강원 감독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 감독은 "U-22가 아니라 너무 아쉽다"면서도 "이상헌에게 '제2 양민혁을 만들어보라'고 했다. 이상헌이 지난해 양민혁처럼 케어하고 있다. 자신감이 붙으면 참 괜찮을 것 같다. 축구 잘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이지호는 "어느 순간 갑자기 선발 팀에 들어가서 훈련도 하고 경기도 뛰었다. 나도 '감독님이 내 나이를 잘못 알고 계시는 것 아닌가' 싶었다. 누군가는 22세였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하는데, 나는 지금 이 나이기 때문에 지금처럼 빛날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남보다 나이는 있지만 그래서 더 노하우도 있고, 더 준비를 잘 해서 왔다. 앞으로 기대해주시면 좋겠다"며 웃었다.
그는 "매년 프로에 가지 못할 때 마음이 너무 아팠다. 남들은 내 과정을 보지 못해서 그냥 프로에 쉽게 도전한 선수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는 매년, 매 순간 최선을 다했다. 정말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조금씩 올라왔다. 다른 누군가에게 희망이 된다면 이 과정이 소중할 것 같다. 이런 사례가 더 많이 생길 수 있도록 앞장서서 좋은 길을 만들어 놓겠다"며 "팀을 위해 하나의 목표를 갖고 더 열심히 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