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이성필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반신반의했던 임대생 양민혁(퀸즈 파크 레인저스)에 대한 기대감을 조금씩 더 높여가는 모양새다.
토트넘 소식을 많이 다루는 '스퍼스웹'은 18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은 마르티 시푸엔테스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 감독이 양민혁의 첫 선발 출전에 대해 말한 것을 좋아할 것이다'라고 전했다.
겨울 이적 시장 개장 전 토트넘에 합류한 양민혁은 정식 데뷔를 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대기 명단에만 이름을 올렸다가 QPR로 임대됐다. 프리미어리그의 수준에 적응하려면 챔피언십(2부 리그)부터 경험하라는 토트넘의 임대 정책 중 하나에 탑승한 것이다.
밀월과의 원정 경기 후반 31분 교체로 들어와 강력한 슈팅 하나를 보여줬던 양민혁은 블랙번 로버스전에서는 후반 21분 투입, 잭 콜백의 결승골에 움직임으로 기여했다. 이후 코번트리전에서는 드리블이라는 장점을 보여줬다.
15일 더비 카운티와의 33라운드에서는 4-0 승리에 첫 선발 출전해 후반 12분 공간을 파고드는 개인기에 침착한 패스로 일리아스 체어의 골에 도움을 기록했다.
시푸엔테스 감독은 "양민혁이 선발로 나서 팀에 무엇을 보여줄 것인지 지켜볼 좋은 기회라 생각했다. 그는 괜찮았다. 우리는 그가 잉글랜드 리그와 영국 축구에 적응하도록 도울 필요가 있다"라며 자신의 지도로 성장하는 모습에 만족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양민혁의 활용 계획이 없으며 지구 반대편인 한국에서 프리미어리그와 차이가 있는 K리그에서 뛰었다며 성장보다는 배움의 자세가 필요함을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시푸엔테스는 교체로 세 번 기회를 주더니 마침내 선발로 활용했다. 양민혁의 실력을 신뢰한 결과였다. '웨스트 런던 스포츠'는 '시푸엔테스 감독은 양민혁의 기량 자체에 매료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진단했다.
매체는 시푸엔테스의 발언을 통해 양민혁이 남은 경기에서 선발로 많이 나설 것이라 예상, 토트넘 복귀 전까지 많은 경험을 쌓고 올 것으로 예상했다.
실제 토트넘은 다음 시즌을 앞두고 프리 시즌에서 양민혁의 기량을 점검하겠다고 했다. 경쟁력이 있다면 1군에 남을 것이고 시간이 더 필요하면 임대를 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향후 선발 출전을 보장받았으니 충분한 결과를 내서 영국 축구 스타일에 빨리 적응하기를 바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코칭스태프도 양민혁의 경기 경험을 통한 발전을 꾸준히 살필 것이라며 가능성이 있다면 선택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리그만 소화해도 좋지만, 6위 이내 진입을 할 경우 승격 플레이오프를 경험할 수 있다. 현실적으로 QPR은 3~6위에 주어지는 승격 플레이오프를 노려야 한다. 3-6위, 4-5위가 싸워 승자가 만나 1장 남은 승격권을 놓고 최후의 승부를 벌인다는 점에서 양민혁에게도 압박감 있는 경기 경험을 이식할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런던 지역 축구 매체 '풋볼 런던'도 '챔피언십에서 시즌 절반을 보낸 양민혁이 오는 7월 토트넘으로 복귀해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시선을 붙잡기 위해 프리 시즌 경기에서 많은 활약을 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이미 토트넘은 측면 공격수 티모 베르너와의 임대 연장 또는 완전 이적을 하지 않기로 입장을 정리했다고 한다. 베르너가 원소속팀 라이프치히로 돌아가면 경쟁자가 한 명 줄게 된다. 매체는 '토트넘은 베르너의 임대 연장 기간을 늘리지 않을 것이다. 이럴 경우 양민혁의 팀 내 순위는 한 단계 상승하게 된다'라고 전했다.
물론 다른 임대생들도 나쁘지 않은 활약을 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마노르 솔로몬이다. 리즈 유나이티드에서 골 행진을 벌이고 있다. 다만, 리즈가 솔로몬의 완전 이적을 원하고 있어 이 역시 양민혁에게는 변수다.
토트넘으로의 복귀가 일단 선행되지만, 역학 구도에 따라 QPR 임대 생활이 늘 가능성도 있다. 이를 염두에 둔 듯 QPR은 양민혁 한글 유니폼 제작, 판매에 돌입했다. 빠른 마케팅으로 임대생이지만, 수익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그만큼 양민혁의 상품성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박지성, 윤석영이 뛰었던 인연도 있었다는 점에서 더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