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장하준 기자] 환상적인 리더십을 선보였다.
토트넘은 지난 17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25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1-0 승리를 거뒀다. 전반전에 터진 제임스 매디슨의 선제골은 결승골이 됐고,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전한 뒤 87분 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어 경기 후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의 알레스데어 골드 기자는 19일 맨유전에서 나온 토트넘 선수들의 간단한 그라운드 밖 일화들을 전했다.
그 중심에는 '주장' 손흥민이 있었다. 골드 기자는 "손흥민은 경기 전 터널에서 19살의 미드필더 루카스 베리발에게 열정적인 격려를 전했다. 그는 베리발과 오랫동안 포옹하며 격려했고, 베리발을 고개를 끄덕였다"라고 설명했다. 어린 선수에게 용기를 북돋아주는 주장다운 모습이었다. 손흥민의 격려를 받은 베리발은 맨유를 상대로 준수한 활약을 펼치며 팀 승리에 힘을 보탰다.
이어 팀 동료들이 손흥민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잘 보여주는 장면도 있었다. 골드 기자는 "벤 데이비스는 후반전이 시작되기 전 라커룸에서 먼저 나온 뒤 손흥민을 기다렸다. 그리고 손흥민이 나오자 '자, 이제 네가 이끌어줘'라며 그의 가슴을 두드렸다. 이후 손흥민의 뒤로 선수들이 모여들었고, 이들은 함께 그라운드로 나섰다"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을 향한 동료들의 신뢰가 두텁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손흥민은 최근 토트넘의 부진으로 많은 비판을 받고 있다. 무관 탈출을 노리던 토트넘이 카라바오컵과 FA컵에서 연이어 탈락하자, 현지 매체들과 팬들은 주장 손흥민에게 책임을 물었다. 일각에서는 "손흥민의 주장 완장을 박탈해야 한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이에 굴하지 않고 묵묵히 자기 역할을 수행했다. 그리고 맨유전에서 뛰어난 리더십을 선보이며 간접적으로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손흥민의 리더십이 잘 드러난 장면이 또 있었다. 결승골의 주인공인 매디슨은 득점 직후 검지를 입에 갖다대는 '쉿' 세레모니를 펼쳤다.
최근 자신을 비판한 '맨유 레전드' 로이 킨을 저격하는 세레모니였다. 킨은 이날 경기가 펼쳐지기 전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매디슨은 재능 있는 선수다. 하지만 토트넘을 상위권으로 올려놓을 선수로 생각하진 않는다. 예를 들어 매디슨은 지난달에 있었던 5부 리그 소속 탬워스와 FA컵 경기에서 보이지 않았다. 매디슨이 토트넘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예측은 허무맹랑하다"라며 매디슨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를 인지한 매디슨은 킨의 친정인 맨유를 상대로 결승골을 넣은 뒤 저격 세레모니를 펼쳤다. 경기 후에는 인터뷰를 통해 "사람마다 각자의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지만, 나는 경기장에서 축구로 말하고 싶었다. 오늘 나의 플레이를 즐겼을 사람들이 있기를 바란다"라며 킨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그리고 손흥민도 나섰다. 손흥민 역시 매디슨을 향한 킨의 비판을 알고 있었고, 그는 경기 후 "모두가 자신의 의견을 갖고 있다. 하지만 나는 그들이 뭐라 하는지 신경쓰지 않는다. 나에게 있어 매디슨은 현재까지 함께한 최고의 동료 중 한 명이다"라며 두둔했다. 이처럼 손흥민은 탁월한 리더십을 바탕으로 팀을 이끌고 있었으며, 결국 맨유전 승리의 주역 중 한 명이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