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양민혁이 단 4경기 만에 자신을 향한 의심을 지웠다는 평가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프리미어리그(PL)의 수준을 언급하며 양민혁에 대해 우려를 표한 것처럼 그가 토트넘 홋스퍼에 합류할 때만 하더라도 지구 반대편에서 온 유망주가 과연 영국 축구에 적응할 수 있을지 의문을 품는 사람들이 많았다.
하지만 양민혁은 퀸즈 파크 레인저스(QPR)로 임대된 이후 4경기 만에 자신의 능력을 증명하면서 이러한 의심을 지우는 데 성공했다.
QPR에서 4경기 만에 영국 리그 선발 데뷔전을 치렀고, 첫 도움까지 올린 양민혁의 다음 목표는 성공적인 임대 생활을 마치고 토트넘으로 돌아가 1군 경쟁에 뛰어드는 것이다. 현지 언론은 양민혁이 다음 프리시즌에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눈에 들어 친선경기에도 출전할 수 있을 거라면서 양민혁의 잠재력을 높게 평가했다.
양민혁은 지난 15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로프터스 로드에서 열린 더비 카운티와의 2024-25시즌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33라운드 홈 경기에 선발 출전해 한 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QPR의 4-0 대승을 도왔다.
QPR은 양민혁을 비롯한 선수들의 활약에 힘입어 4-0 대승으로 경기를 마무리했고, 승점 3점을 낚아 리그 13위로 올라섰다. 당장 11위 미들즈브러와 12위 노리치 시티와의 승점이 44점으로 동일한 데다, 7위 코번트리 시티(승점 47)와의 승점 차도 3점에 불과하기 때문에 QPR이 지금 흐름을 이어간다면 중상위권 도약도 노려볼 수 있다.
이전 경기에서 타박상을 당한 주전 윙어 폴 스미스 대신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양민혁은 후반 12분경 감각적인 퍼스트 터치로 상대 수비수를 벗겨낸 뒤 페널티지역 오른쪽 측면에서 문전으로 컷백 패스를 보냈다. 이를 일리아스 셰어가 득점으로 연결하면서 양민혁은 영국 무대 진출 후 첫 번째 도움을 기록했다.
양민혁이 도움을 만들어내기까지 시도한 터치는 단 세 번이었다. 간결하지만 효율적인 드리블로 순식간에 상대 수비 시선을 빼앗고, 동료에게 패스를 넘겨 기회를 만들어주는 양민혁의 장점이 잘 드러난 장면이었다. 셰어도 득점 직후 이 골은 양민혁이 만든 골이라는 듯 양민혁에게 달려와 세리머니를 펼쳤다.
처음으로 선발 출전 기회를 받은 경기에서 도움까지 기록하며 확실하게 인상을 남긴 양민혁이다.
또한 양민혁은 더비 카운티의 수비수 칼럼 엘더와의 일대일 승부에서 날렵한 방향 전환을 시도, 엘더의 다리 사이로 공을 빼내는 개인기를 펼치며 엘더를 순식간에 벗겨냈다. 이후 골대를 강타하는 슈팅까지 선보여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63분여 동안 활약한 양민혁은 스미스와 교체되어 자신의 선발 데뷔전을 마무리했다.
영국 언론 '웨스트 런던 스포츠'는 양민혁에게 평점 8점과 함께 "선발 데뷔전에서 불가피하게 어려운 순간이 있었다. 특히 초반에 몇 번 파울을 당했을 때 그랬다"면서도 "하지만 QPR로 임대된 토트넘 홋스퍼 출신 10대 선수(양민혁)의 활약은 인상적이었고, 그는 항상 전진성 있게 위협적인 모습을 보였다. 양민혁의 하이라이트는 맷 클라크를 지나쳐 셰어를 위해 세 번째 골을 어시스트한 것이었다"고 호평했다.
QPR의 사령탑 마르티 시푸엔테스 감독도 양민혁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는 구단 미디어를 통해 "양민혁에게 선발 기회를 줄 좋은 시기라고 생각했다. 양민혁의 활약은 훌륭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는 여전히 우리의 플레이 방식과 리그의 속도에 적응해야 한다. 그가 정말 다른 리그에서 뛰다 왔기 때문"이라면서 "하지만 양민혁은 좋은 선수이고, 그가 훈련과 오늘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줘서 기쁘다. 특히 세 번째 골에서 그가 보여준 퀄리티의 수준이 높았다"고 말했다.
양민혁의 활약을 지켜본 또 다른 영국 언론 '풋볼 런던'도 호평을 쏟아냈다. 토트넘을 비롯해 런던을 연고로 하는 프리미어리그(PL) 구단들의 소식을 주로 다루는 '풋볼 런던'은 양민혁이 지금 흐름으로 임대를 마치고 토트넘으로 돌아온다면 다음 시즌을 앞두고 진행되는 프리시즌에서 경기에 출전할 수 있을 거라면서 토트넘이 양민혁을 통해 향후 몇 년을 책임질 윙어를 영입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17일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토트넘은 이미 수년간 팀에 이익을 줄 이적을 완료했다. 양미민혁은 QPR 임대 4경기 만에 이미 극찬을 받고 있다"며 "양민혁은 더비 카운티전에서 63분만 뛰었지만 포츠머스전에서 자신의 선발 기회를 높일 정도로 꽤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양민혁이 챔피언십처럼 신체적으로 힘든 리그에서 영국 축구를 처음으로 접하면서 그가 어떻게 적응할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 가운데, 양민혁은 이미 그 질문 중 일부에 답한 듯하다. 그는 전혀 어색해 보이지 않는다"며 양민혁이 4경기 만에 자신에 대한 의구심을 어느 정도 해소했다고 평했다.
'풋볼 런던'은 "속도, 페이크 동작, 그리고 공을 다루는 능력이 돋보이는 양민혁은 경험 많은 챔피언십 선수들을 상대로 신체적으로 잘 대처하고 있으며, 상대에게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면서 "그것은 더비 카운티와의 경기에서 칼럼 엘더의 다리 사이로 공을 넣고 마이클 프레이를 제치는 플레이에서 잘 나타났다"며 양민혁이 우려와 달리 자신의 장점들을 앞세워 챔피언십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양민혁이 지금의 속도로 계속 발전하고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징조일 것"이라면서 "그가 7월 초 토트넘으로 돌아오면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고 여름 친선경기에서 많은 활약을 펼칠 것"이라고 했다.
또한 "구단에서는 이미 윙어들의 움직임이 있을 수 있는데, 토트넘이 티모 베르너의 임대 기간을 한 시즌 연장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여름 양민혁이 이 순위에서 한 단계 올라갈 것"이라며 양민혁이 토트넘 내 윙어 우선순위에서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사진=퀸즈 파크 레인저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