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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관' 손흥민, '부상' 황희찬... FA컵 아쉬운 듀오
'무관' 손흥민, '부상' 황희찬... FA컵 아쉬운 듀오
botv
2025-02-10 14:56

손흥민 토트넘, FA컵 4라운드 탈락... 울버햄튼 원더러스 승리했지만, 황희찬 부상안 풀려도 너무 안풀린다.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듀오 손흥민과 황희찬이 같은 날 나란히 잉글랜드축구협회컵(FA컵)에서 시련을 맛봤다. 손흥민은 또다시 무관의 아픔을 거듭했고, 황희찬은 부상의 악몽에 발목이 잡혔다.

손흥민의 토트넘은 10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 2024~25 FA컵 4라운드에서 1-2로 패하며 탈락의 쓴맛을 봤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 출전했으나 공격포인트를 올리는 데 실패했다.

손흥민 책임론

토트넘은 불과 사흘 전인 카라바오컵(리그컵) 준결승에서 리버풀에 0-4로 완패하며 결승 진출이 무산된바 잇다. 이어 FA컵마저 32강에서 일찍 도전이 마무리됐다. 프로 데뷔 이래 우승 경험이 전무한 손흥민은 올시즌도 출전한 공식 대회에서 벌써 두 개의 우승 트로피를 허무하게 날리며 극심한 무관 징크스를 이어가게 됐다. 토트넘은 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로는 무려 17년째 모든 공식대회에서 단 한 번도 우승을 차지해 보지 못하고 있다.

설상가상 최근 팀의 부진을 두고 영국 현지 언론에서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의 책임론이 거듭 부각되고 있다는 것도 뼈아픈 대목이다. 손흥민은 올 시즌 공식전 33경기에서 10골 8도움(EPL 6골 7도움·리그컵 1골·FA컵 1도움·유로파리그 3골)을 기록하며 분전하고 있다. 하지만 전성기에 비하여 잦아진 빅찬스미스와 기복으로 인하여 기량이 쇠퇴하고 있다는 의구심을 받고 있다.

최근 리버풀과의 리그컵 2차전과,빌라와의 FA컵 모두 손흥민은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토트넘은 리버풀전에서 26번의 슈팅을 허용할 동안 단 5번의 슈팅만 기록할 만큼 일방적인 열세를 보였다. 당시 손흥민은 90분 풀타임을 소화하며 29번의 볼 터치를 기록할 동안 단 한 번의 유효슈팅과 드리블-크로스 성공도 기록하지 못했고, 인터셉트만 무려 13번을 허용할 만큼 부진했다. 후반 78분 한 차례 골대를 강타한 게 가장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빌라전에서도 부진은 이어졌다. 최전방 공격수로 배치된 손흥민은 전반 24분 역습 상황에서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맞이했지만 정면으로 향한 슈팅이 골키퍼에게 막혔다. 후반 5분에는 데얀 쿨루셉스키의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오른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때렸으나 수비수 몸에 맞고 굴절돼 또다시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영국매체 , 등은 모두 손흥민에게 최저 평점을 내리며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것이 토트넘의 경기 흐름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토트넘은 현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4위까지 추락하며 리그 우승과 다음 시즌 유럽클럽대항전 출전이 멀어진 상황이다. 그나마 현재 16강에 올라 있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가 손흥민이 우승을 기대할 수 있는 마지막 희망으로 남게 됐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선수들의 줄부상으로 제대로 된 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데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향한 경질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손흥민은 최근 토트넘 구단의 연장 옵션 발동으로 계약이 1년 연장됐지만, 연일 언론과 팬들의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카라바오컵 탈락 뒤 과거 토트넘에서 뛰었던 제이미 레드냅은 "손흥민이 주장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가 팀을 리드하는 걸 본 적이 없다."며 손흥민의 리더십을 혹평하기도 했다. 심지어 영국 언론 는 손흥민을 히샬리송, 이브 비수마, 로드리고 벤탄쿠르 등과 함께 '토트넘이 매각해야 할 선수'로 분류하기도 했다.

일부 토트넘 극성팬들도 팬 커뮤니티에서 "손흥민을 이제 방출해야 한다" "주장으로 하는 게 없다"며 손흥민을 겨냥한 맹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토트넘이 지난 몇 년간 주력 선수들의 유출과 노쇠화로 예전 같은 전력을 보여주지 못한 상황에서도, 10년간 묵묵히 토트넘에 헌신한 레전드였던 손흥민에게만 모든 책임을 뒤집어씌우는 듯한 여론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황희찬의 잔부상

황희찬은 고질적인 부상 이슈가 또다시 발목을 잡고 있다. 황희찬의 울버햄튼 원더러스는 영국 블랙번의 이우드 파크에서 열린 FA컵 4라운드에서 블랙번 로버스에 2-0으로 승리하며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황희찬은 전반 33분 주앙 고메스의 선제 결승골을 도우며 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바로 1분 뒤에는 추가 골 상황에서도 역습 상황에서 상대 수비 뒷공간을 침투하며 마테우스 쿠냐에게 슈팅 공간을 열어주는 활약으로 팀이 기록한 2골에 모두 관여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황희찬은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불과 45분만 뛰고 교체되어야 했다. 전반 종료 직전 황희찬은 오른쪽 허벅지 뒤쪽을 부여잡으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또다시 햄스트링 부상이 우려되는 장면이었다. 의료진이 투입된 후에도 황희찬은 쉽게 일어나지 못했고 결국 벤치에 교체 사인을 보냈고 파블로 사라비아가 교체 투입됐다.

비토르 페레이라 울버햄튼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 황희찬이 이야기하길 '심각한 통증은 없다'고 하더라. 하지만 햄스트링 부상이라 좀 더 정확한 상태를 위해 이틀 정도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황희찬은 최근 몇년 간 만성적인 잔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 당시에도 햄스트링 부상으로 고전했다. 지난해 10월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요르단전에서 발목 부상을 당하며 장기간 결장하기도 했다.

황희찬은 지난 시즌만 해도 공식전 31경기에 출전해 13골 3도움을 기록하며 EPL 진출 이후 가장 좋은 활약을 펼친 바 있다. 시즌 종료 후에는 프랑스 리그1 마르세유로부터 이적 제안을 받았지만 황희찬은 거절하고 팀에 잔류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들어서 부상으로 인하여 폼이 저하되며 극심한 슬럼프를 겪어야 했다. 설상가상 울버햄튼이 강등권까지 추락하자 황희찬의 부진을 향한 팬들의 비난 여론도 크게 높아졌다. 지난 1월까지만 해도 방출 후보로 거론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다행히 리그 18라운드인 지난해 12월27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에서 뒤늦은 리그 첫 골을 기록했고, 이후 토트넘전까지 리그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리면서 부활의 희망을 알리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로도 황희찬의 컨디션은 들쭉날쭉했다. 선발과 벤치를 오가며 불안정한 출전시간은 황희찬의 흔들리는 팀 내 입지를 보여줬다.

블랙번과의 FA컵은 황희찬이 무려 4경기 만에 다시 선발로 복귀한 경기였다. 벤치의 신뢰를 회복하고 팀내 입지를 다질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지만, 좋은 활약을 펼치고도 또다시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이전에도 여러 번 햄스트링 부상에 시달렸던 황희찬이기에 당분간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