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리그컵 우승 이후 우승컵 한 개도 없어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토트넘 홋스퍼가 리그컵(카라바오컵)에 이어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도 탈락, 이번 시즌도 무관에 그칠 위기에 놓였다. 시즌 초반부터 끊이지 않는 부상, 그리고 전술을 좀처럼 수정하지 않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고집이 원인이다.
토트넘은 10일(한국시간) 영국 버밍엄의 빌라 파크에서 열린 애스턴 빌라와의 2024-25 FA컵 4라운드(32강전)에서 1-2로 졌다.
FA컵에서도 중도에 하차하면서 올 시즌 토트넘이 정상에 도전할 수 있는 대회는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만 남았다.
토트넘은 14경기를 남겨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14위에 머물고 있어 사실상 우승 경쟁에서 멀어진 처지다. 4강까지 올랐던 리그컵은 지난 7일 리버풀에 패배,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주축들의 줄부상+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고집…우울한 2024-25시즌
올 시즌을 앞두고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그동안 맡은 팀에서 두 번째 시즌에는 모두 우승을 차지했다. 첫 시즌은 팀의 원칙을 세우고 기초를 다지는 시기다. 두 번째 시기에는 성과를 냈다"며 토트넘에서 맞이한 2번째 시즌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사우스 멜버른, 브리즈번 로어(이상 호주), 요코하마 마리노스(일본)에서 모두 두 번째 시즌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셀틱(스코틀랜드)에서는 첫 시즌부터 우승을 거뒀다. 또한 2013년 10월 호주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2015년 1월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2024-25시즌이 약 3개월 남은 시점에서 토트넘의 성적은 실망스럽다.
토트넘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끊이지 않는 부상이다. 토트넘은 시즌 초반부터 손흥민을 비롯해 주축들이 하나둘 쓰러졌다. 현재 토트넘에서는 굴리엘모 비카리오,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더펜, 라두 드라구신, 데스티니 우도기, 제임스 매디슨, 도미닉 솔랑케, 브레넌 존슨 등 주축들이 부상자 명단에 올라간 상태다.
선수들의 잇단 부상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도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를 무리하게 출전시켜 재발을 유도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 축구에 많은 스프린트가 필요, 선수들이 자주 다친다고 지적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대처도 아쉽다. 부상자가 많이 발생하는 상황에서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자신의 공격적인 축구 철학을 고집하고 있다. 이미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상대에게 전술이 모두 파악됐지만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변화를 주지 않으면서 실망스러운 경기력과 결과를 내고 있다.
◇마지막 희망 유로파리그, 하지만 녹록지 않다
지난 2008년 리그컵 우승 후 17년 동안 무관에 그친 토트넘이 기대하는 마지막 희망은 유로파리그다.
유로파리그 우승 후보로 거론된 토트넘은 리그 페이즈에서 5승(2무 1패)을 챙기면서 전체 36팀 중 4위를 기록, 16강에 직행했다.
하지만 토트넘이 최근의 경기력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유로파리그 우승도 쉽지 않아 보인다. 유로파리그 16강에는 이미 라치오(이탈리아), 아틀레틱 빌바오(스페인), 프랑크푸르트(독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 등 빅리그 팀이 올라 있어 치열한 우승 경쟁이 예상된다.
여기에 아약스(네덜란드), 레알 소시에다드(스페인), AS로마(이탈리아), FC포르투(포르투갈), 갈라타사라이, 페네르바체(이상 튀르키예) 등 저력이 있는 팀들도 16강 진출을 노리고 있다.
토트넘 입장에서는 부상자들이 빨리 복귀해 다시 팀 전력에 합류하기를 바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 역시 FA컵에서 탈락한 뒤 "휴식을 취하고 다쳤던 선수들이 돌아오면 토트넘은 다시 훌륭한 팀이 될 것"이라면서 "재정비해 시즌을 잘 마무리하도록 하겠다"고 부상자들의 복귀에 기대를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