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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손흥민이다" 9·10호골 폭발,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EPL 선수 유일 대기록…비난→욕설에도 '응원' 읍소한 '캡틴'의 품격
"내가 손흥민이다" 9·10호골 폭발,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EPL 선수 유일 대기록…비난→욕설에도 '응원' 읍소한 '캡틴'의 품격
botv
2025-01-24 14:20


토트넘은 24일(이하 한국시각) 독일 진스하임의 프리제로 아레나에서 열린 호펜하임과의 2024~2025시즌 유로파리그(UEL) 리그 페이즈 7라운드에서 3대2로 승리했다. 출발부터 좋았다. 제임스 매디슨이 경기 시작 3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이 폭발했다. 그는 전반 22분과 후반 32분 호펜하임의 골망을 흔들었다. 호펜하임은 후반 23분과 43분 만회골을 기록했지만 토트넘을 넘지 못했다.

리그 페이즈는 이제 단 한 경기를 남겨두고 있다. UEL은 이번 시즌부터 챔피언스리그와 마찬가지로 36개팀이 리그 개념인 경기를 치른다.

홈과 원정에서 각각 네 차례씩 총 8경기를 치른 뒤 상위 8개팀이 16강에 진출한다. 9위부터 24위까지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16강에 진출 8개팀을 다시 가린다.

토트넘은 승점 14점(4승2무1패)으로 6위에 올랐다. 6위로 마침표를 찍으면 16강에 직행할 수 있다. 토트넘은 31일 안방에서 스웨덴의 IF 엘프스보리와 리그 페이즈 최종전을 갖는다.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한 토트넘은 후반 막판 2골을 만회했지만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EPL에서 3연패의 늪에 빠진 토트넘은 6경기(1무5패) 연속 무승이다. 토트넘은 최근 EPL 10경기에선 단 1승(2무7패)에 불과하다. 순위도 15위(승점 24·7승3무12패)에 머물러 있다.

토트넘이 리그 22경기에서 12패 이상 기록한 시즌은 사상 6번째다. 1997~1998시즌(12패) 이후 27년 만이다.

원정 응원 온 토트넘 팬들이 폭발했다. 손흥민도 직격탄을 맞았다. 일부 팬들의 욕설과 거센 야유가 손흥민에게 향했다. 손흥민도 괴로워하며 두 손으로 얼굴을 감쌌다. 손흥민 대신 2007년생인 마이키 무어를 대신 선발 출전시키라는 조롱도 이어졌다.

험악한 분위기를 마침내 돌려세웠다. 오랜만에 나온 손흥민의 날이었다. 손흥민은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해 후반 34분 교체될 때까지 2골을 쏟아내며 시즌 9, 10호골을 작성했다.

2016~2017시즌부터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의 환희를 누렸다. 그는 올 시즌 EPL에서 6골, UEL에서 3골,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 1골을 기록 중이다.


'BBC'는 이어 '손흥민은 유럽대항전에서 25~26호골을 기록하면서 25골 이상을 넣은 토트넘의 두 번째 선수로 등극했다. 유럽 대회에서 자신보다 더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해리 케인(36골)뿐이다'고 밝혔다.

평가도 최고였다. 스파스코어(8.7점), 후스코어드닷컴(8.5점), 풋몹(8.9점) 등은 손흥민에게 양 팀을 통틀어 가장 높은 평점 8.7을 줬다. '풋볼런던'도 손흥민에 대해 '뛰어난 질주를 보여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득점으로 보상받았다. 토트넘이 필요로 했던 멀티골이었다'라고 평가하며 8점을 부여했다.

경질 위기에 내몰렸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호펜하임전 후 "선수들이 정말 대단한 경기를 펼쳤고, 그들 덕분이다. 어떤 상황이든 유럽 원정 승리는 언제나 어렵다. 우리가 처한 상황을 고려하면 대단한 노력이었다"며 "경험이 풍붕한 선수들이 훌륭한 리더십을 보여줬다. 오늘 그들이 잘해줘야 했다. 매디슨, 손흥민, 벤탄쿠르, 데이비스 등 모두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고 평가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5명의 10대 선수들로 경기를 마쳤다. 유럽 대회 승리를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도 있지만, 믿기 어려운 노력과 강한 의지를 가진 선수들 덕분에 거둔 승리였다"며 "오랜시간 이 일을 해왔고, 중요한 것은 하고 있는 일에 대해 강한 믿음을 갖고, 외부의 소음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다. 현재 분위기나 사람들이 내 위치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는지에 대한 영향을 받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맞다고 굳게 믿고 있으며, 올바른 길을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사람들이 동의하든, 하지 않든 중요하지 않다. 그것이 내 결정을 바꾸거나 선수들과의 소통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우리는 성공을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다. 프리미어리그에선 목소리들이 많아 솔직히 말해 쉽지는 않지만 그걸 잘 다뤄야 한다. 그건 단지 소음일 뿐"이라고 했다.


손흥민도 모처럼 반색했다. 그는 스포츠조선과의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인터뷰에서 "일단 내 득점보단 팀이 노력해서 얻어낸 승리가 더 값지다고 생각한다. 유로파리그에서 원정 경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쉽지 않은 경기기도 하다. 쉽지 않은 상황 속에서 선수들이 이렇게 좋은 모습을 보여줘 승리해 기쁘다"고 말했다.

결승골에 대해서는 "일단 그런 찬스가 오면 당연히 넣어야 된다라고 생각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어린 선수들도 잘 준비를 해 한편으로 대견하기도 했다. 유로파리그 원정경기에서 이렇게 갑작스럽게 교체로 들어가야 되는 상황 속에서도 이렇게 잘 준비하고 있다라는 걸 보여준 것에 대해서 참 대견하다고 생각을 한다"며 "나는 항상 경기장에서 어떤 상황에 있어도 항상 최선을 다하려고 한다. 어떻게 하면 팀을 도울까를 가장 먼저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찬스가 왔을 때 최대한 매번 넣을 수는 없지만, 최대한 정말 넣으려고 노력을 했다. 그게 또 좋은 상황으로 이어진 것에 대해서 참 기쁘게 생각한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손흥민은 "일단은 홈 경기에서 하는 것만큼 오늘 경기로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당연히 팬분들의 마음도 당연히 알지만 이런 상황 속에서 분명히 선수들한테 가장 필요한 거는 홈에서 경기할 때만큼은 정말 많은 응원이 필요하다고 생각을 한다"며 "우리에게 분명히 어려운 상황이지만 다 같이 힘을 내야 되는 상황이다. 선수들이 결국에는 경기장에서 보여줘야 되는 거지만 그 경기장에서 또 힘을 받으려면 또 팬분들의 성원이 필요하기 때문에 응원 많이 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며칠 안 남았지만 잘 회복해야 한다. 승리해서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자신감을 충전하는 위닝 웨이를 찾아가야 한다. 그것이 지금 리듬으로서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