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이 독특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부진을 거듭하고 있지만, 각종 컵대회에서는 나름 순항하고 있다.
토트넘은 24일(한국시간) 독일 진스하임의 프리제로 아레나에서 열린 호펜하임과의 2024-2025 UEL 리그 페이즈 7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제임스 매디슨이 선제골을 넣은 뒤 '캡틴' 손흥민이 멀티골을 터뜨리며 승리를 이끌었다. 이번 시즌 9, 10호골을 차례로 터뜨린 손흥민은 2016-2017시즌부터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36개 팀이 벌이는 리그 페이즈에서는 1~8위 팀이 16강에 직행하고, 9~24위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16강행을 노려야 한다.
리그 페이즈 1경기를 남겨두고 7승3무2패 승점 14를 쌓은 토트넘은 6위에 올라 16강 직행권(1~8위) 확보를 눈앞에 뒀다.
2008-2009시즌 리그컵 우승 이후 16년째 무관에 그친 토트넘으로선 UEL 트로피가 간절하다. 프로 데뷔 후 아직 우승 경험이 없는 손흥민에게도 마찬가지다.
이번 시즌 토트넘의 우승 도전이 UEL에 한정된 건 아니다. 리그컵 4강 1차전에서 리버풀(잉글랜드)에 1-0으로 승리하며 결승 진출의 유리한 고지를 점했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도 4라운드에 진출해 우승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자국 리그에서는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최근 6경기(1무5패)째 무승에 그친 토트넘은 7승3무12패 승점 22로 15위에 머물고 있다.
극심한 부진으로 부정적인 이슈가 끊이지 않는다. 토트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둘러싼 경질설, 불화설 등이 나오면서 팀 분위기가 흔들리고 있다.
영국 매체 '풋볼 런던'은 지난 20일 토트넘이 에버턴전에서 2-3으로 패한 뒤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경질 가능성을 제기했다. 다만 1200만 파운드(약 212억 원)에 달하는 위약금 탓에 현실 가능성이 낮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2023년 여름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년 계약 중 아직 절반도 보내지 못했다.
하지만 선수단과의 불화설까지 새어 나온 만큼 팀 분위기가 흔들리는 건 분명해 보인다. '데일리메일'은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있다. 선수단 일부는 감독에 대해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선수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훈련 방식에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데일리메일'은 "몇몇 선수들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훈련을 비공개적으로 불평했다"면서 "킥오프 시간과 상관없이 경기 전날 호텔에 머무르는 것도 당황스러워한다"고 설명했다.
강도 높은 훈련 탓에 토트넘은 현재 '부상 병동'이다. 도미닉 솔란케,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더펜, 굴리엘모 비카리오, 데스티니 우도기, 티모 베르너, 로드리고 벤탕쿠르, 이브 비수마, 프레이저 포스터, 윌손 오도베르 등 잇따른 부상으로 전력 누수가 심각한 상태다.
이에 '미러'는 "토트넘 선수 중 일부는 포스테코글루 감독에게 불만을 가지고 있다"면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강도 높은 훈련으로 인해 부상자가 증가하고 있는 것에 대해 일부 선수가 비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향하는 공격 축구에 대한 불신도 높다. '데일리 메일'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공격 축구를 거부하는 것도 부진의 원인으로 지적된다"고 밝혔다.
현재 토트넘은 리그에서 선두 리버풀(50골)에 이어 팀 득점 2위(45골)로 압도적인 공격력을 자랑한다. 다만 35실점을 기록, 리그 최다 실점 7위로 효율은 크게 떨어진다.
비록 각종 컵대회에서는 순항 중이지만 이런 팀 분위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우승 도전에 먹구름이 낄 가능성이 높다. 리그에서 반등에 성공해야 그 분위기를 컵대회까지 이어갈 수 있다.
토트넘은 오는 한국시간으로 26일 오후 11시 영국 런던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레스터 시티와의 23라운드 홈 경기를 치른다. UEL에서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토트넘이 리그에서도 연승을 이어갈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