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성환 기자] 손흥민(33, 토트넘 홋스퍼)이 또 엄격한 비판에 직면했다.
영국 '스탠다드'의 댄 킬패트릭 기자는 17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은 중요한 시기에 접어들고 있다. 고전하는 손흥민이 발전해야만(step up) 한다. 주장 손흥민의 계약 연장과 북런던 더비 득점에도 불구하고 그의 폼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크다"라고 주장했다.
토트넘은 지난 16일 영국 런던에 위치한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프리미어리그(PL) 21라운드에서 아스날에 1-2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라이벌 더비에서도 패한 토트넘은 리그 5경기 무승의 늪(1무 4패)에 빠지며 13위까지 추락했다.
토트넘으로선 분위기 반등을 위해 승점 3점이 꼭 필요했던 경기. 출발은 좋았다. 전반 25분 손흥민이 선제골을 터트리며 이른 시간 토트넘에 리드를 안겼다. 그는 코너킥 공격에서 높이 떠오른 공을 발리 슈팅으로 연결하며 골망을 갈랐다. 굴절이 있긴 했으나 날카로운 슈팅이었다.
하지만 토트넘은 순식간에 무너졌다. 전반 40분 아스날의 코너킥 공격에서 나온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의 헤더가 도미닉 솔란케 몸에 맞고 자책골이 됐다. 느린 화면으로 보면 아스날의 코너킥이 아닌 토트넘의 골킥이었기에 더욱 아쉬운 순간이었다.
고작 4분 뒤 아스날의 역전골까지 터졌다. 전반 44분 중원에서 이브 비수마가 탈압박을 시도하던 도중 공을 뺏겼다. 아스날은 그대로 역습을 진행했고,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박스 왼쪽에서 예리한 슈팅을 날려 골문 구석을 꿰뚫었다. 역전을 허용한 토트넘은 후반에도 끌려다니며 그대로 무릎 꿇고 말았다.
경기 후 킬패트릭은 손흥민에게 혹평을 내렸다. 그는 토트넘의 유일한 득점자인 손흥민에게 평점 5점을 주면서 "굴절의 도움을 받았지만, 정확한 임팩트의 발리슛이었다. 그러나 이를 제외하면 거의 영향력이 없었다. 기세가 오른 위리엔 팀버와 싸움에서 패할 때가 많았다"라고 비판했다.
이전부터 손흥민에게 유독 엄격한 비판을 가하기로 유명한 킬패트릭. 그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손흥민의 부진을 다시 한번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손흥민은 (아스날전에서) 드리블과 크로스, 키패스를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고, 45분 이상 뛴 토트넘 선수 중 가장 터치 횟수(24)가 적었다. 가장 놀라운 점은 손흥민과 데얀 쿨루셉스키, 솔란케 3명 모두 전반 내내 골키퍼 안토닌 킨스키에게 가해지는 아스날의 압박을 덜어주는 데 고전했고, 이는 결국 동점골로 이어졌다"라고 짚었다.
또한 킬패트릭은 손흥민의 부진이 이번 경기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손흥민은 에미레이트 스타디움에서 고전한 유일한 선수가 아니었다. 좋은 시즌을 보내고 있는 쿨루셉스키와 솔란케도 힘들어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힘든 시즌을 치르고 있고, 또 한 번 힘든 저녁을 보냈다"라고 적었다.
손흥민은 올 시즌 리그 18경기에서 6골 6도움을 기록 중이다. 다른 컵대회까지 포함하녀 8골 8도움. 연이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출전 시간이 짧았고, 컨디션 관리가 쉽지 않았던 점을 고려하면 괜찮은 스탯이다. 그럼에도 손흥민이기 때문에 높은 잣대로 평가받고 있는 것.
킬패트릭 역시 "손흥민은 1부 리그에서 18경기에 출전해 공격 포인트 12개를 올렸다. 이는 평소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모든 걸 고려하면 괜찮은 수치"라고 인정하면서도 "하지만 토트넘의 부적인 손흥민이 자신감이 부족하고, 평소처럼 폭발적인 속도와는 거리가 멀다는 느낌을 떨쳐버리기 어렵다"라고 주장했다.
물론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옹호했다. 그는 손흥민은 휴식이 필요한 선수라며 그에 대한 지적은 시기상조라고 선을 그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공격수에겐 좋은 컨디션으로 기회를 만들고, 앞으로 뛰고, 응집력 있는 수비 기반을 갖춘 팀이 필요하다. 지금 이 중 아무것도 없다"라며 현재 토트넘은 부상으로 '고장난' 팀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킬패트릭은 "32살의 나이가 손흥민을 따라잡는 걸까? 아니면 토트넘의 한겨울 부상 위기와 침체된 선수단을 이끌어야 한다는 부담감 때문일까?"라며 "만약 손흥민의 최근 경기들에서 토트넘을 이끌고 갈 수 있었다면 중요한 포인트가 됐을 것이다. 해리 케인은 비참한 2022-2023시즌 동안 자주 그러면서 리그 30골을 넣었다"라고 더 많은 활약을 요구했다.
끝으로 킬패트릭은 손흥민의 미래에 대해서도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토트넘은 지난주 손흥민의 계약을 1년 더 연장하는 옵션을 발동하며 그를 다음 시즌 말까지 클럽에 묶어뒀다. 손흥민의 미래에 대한 단기적 의구심을 종식하는 조치였다. 그러나 토트넘이 또 다른 중요한 시기에 접어들면서 지금으로서는 그의 폼에 대한 장기적인 우려가 남아 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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