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용환주 기자) 황인범, 김민재와 호흡을 맞춘 유럽 톱클래스 윙어가 올 겨울 프랑스에서 이강인과 함께한다.
다만 이강인과 주전 다툼을 할 수도 있어 경쟁 구도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프랑스 최고 명문 파리 생제르맹(PSG)은 1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이탈리아 SSC 나폴리에서 조지아 공격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PSG는 "흐비차가 2029년까지 PSG와 계약했다. 등번호 7번을 받았고 크바라츠헬리아는 구단 역사상 최초의 조지아 선수가 됐다. 그의 영입을 발표하게돼 기쁘다"라며 합류를 환영했다.
흐비차는 이번 이적으로 '1000억원의 사나이'가 됐다. 유럽 축구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지오 로마노에 따르면 PSG는 이번 거래에 이적료로 약 7000만 유로(한화 약 1048억 원)를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탈리아 유력지 '라 가제타 델로 스포르트'는 흐비차의 연봉이 700만 유로(약 104억원) 정도인 것으로 보고 있다.
흐비차는 "꿈이 현실이 된 순간이다. PSG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어왔다. 이 위대한 팀의 일부가 돼 정말 자랑스럽다. 새로운 유니폼을 입고 뛸 날이 기대된다"라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흐바차는 PSG 이적이 유력한 상황에 나폴리 팬들을 잊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예의를 갖췄다.
흐비차는 17일 자신의 SNS를 통해 "내게 정말 힘든 일이지만, 이제 이별할 때가 됐다"며 나폴리를 떠난다고 밝혔다.
이어 "난 나폴리에서 경의로운 시간을 보냈다. 우리는 많은 추억을 공유하고 놀라운 감정을 함께 많이 경험했다. 이곳은 내 집이고 아주 멋지게 지냈다. 모두 여러분 덕분이다"라고 나폴리와 팬들에게 감사함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흐비차는 "나폴리는 축구의 도시다. 축구와 함께 살고 있다. 이 위대한 역사에 일부가 돼 기쁘다"라고 덧붙였다.
PSG가 흐비차를 영입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남은 계약 기간과 상관없이 선수 영입 협상을 할 수 있는 '바이아웃'이 없었기 때문에다. 과거 흐비차와 함께 나폴리에서 뛰었던 김민재는 입단 1년 후 바이아웃이 활성화돼 곧바로 독일 바이에른 뮌헨이 무난히 영입한 적이 있었다. 김민재가 현명했던 셈이다.
김민재와 반대로 흐비차는 바이아웃이 없었다. 나폴리가 부르는 게 값이었다. 흐비차는 나폴리와 2026-2027시즌까지 계약했다. 이번 시즌이 끝나도 두 시즌 더 나폴리에서 뛰어야 했다. 실력도 수준급인데 계약 기간은 2년이 넘게 남았고 바이아웃도 없는 상황이었다.
나폴리는 지난해 여름에도 PSG 이적 제안을 받았으나 단호하게 거부했다. 흐비차도 굉장히 실망했지만 다른 방법이 없었다. 겨울엔 달랐다. PSG는 1000억원이 넘는 거금을 투자해 결국 흐비차를 품었다.
흐비차는 2001년생 윙어다. 2019년 여름 러시아 루빈 카잔에서 황인범과 함께 뛴 경험이 있고 지난 2022년부터 나폴리 소속으로 활약하고 있다.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 수비수 김민재와 한 팀으로 뛰어 2022-2023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 주역이 됐다.
해당 시즌 김민재는 세리에A 최우수 수비수를 수상했다. 김민재 만큼, 또는 그 이상으로 흐비차는 나폴리 리그 우승에 가장 큰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당시 21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걸맞지 않은 훌륭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활약을 인정받아 조지아 올해의 축구 선수를 3년 연속(2020, 2021, 2022) 수상했다. 또 세리에 A MVP, 도움왕, 올해의 득점, 올해의 팀 등 당시 이탈리아에서 받을 수 있는 상은 거의 모두 수상하는 영광을 받았다.
흐비차 최고 장점은 좋은 발재간을 바탕으로 하는 재치있고 과감한 드리블을 시도해 빈 공간으로 치고 들어가는 플레이이다. 특히 최고 속도 34km/h의 순간 가속도와 민첩성을 활용한 빠르면서도 통통 튀는 드리블이 인상적이다.
저돌적인 성향으로 상대에게 파울을 받아내는 능력도 좋다. 또 183cm 70kg의 체구도 단단하고 밸런스도 잘 잡혀있어서 볼을 잘 지킨다.
크바라츠헬리아의 나이를 가리고 그의 경기를 보면 정말 경험 많은 선수들이 보여주는 움직임을 구사한다. 어린 드리블러에서 드러나는 민첩성과 스피드, 기술은 좋다.
하지만 피지컬이 부족하거나 혹은 플레이가 간결하지 못해서 경험 많은 베태랑 수비수를 상대로 만나면 손쉽게 막히는 경우가 많다. 흐비차는 드리블에 필요한 장점들을 모두 높은 수준으로 갖춰서 클래스가 높은 수비수들에게도 까다롭다.
과거 김민재와 함께 이탈리아 정상을 차지했던 흐비차가 이번엔 이강인과 프랑스를 정복할 수 있을지 축구팬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다만 이강인과 동갑내기이면서 시장 가치를 더 인정받는 흐비차가 왔기 때문에 이강인도 정신 바짝 차리고 경쟁에 임할 수밖에 없게 됐다. 이적료 자체도 이강인은 2200만 유로였으나 흐비차는 3배 가까이 많기 때문이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오랜 기간 원했던 선수인 만큼 흐비차는 리그1 적응기 필요 없이 당장 PSG 주전으로 나설 가능성이 크다.
다행인 점은 PSG가 프랑스 국가대표 랑달 콜로-무아니를 이탈리아 유벤투스에 임대로 보낸다는 점이다. 콜로-무아니 임대 이적으로 살펴보면 PSG는 흐비차를 영입하면서 이강인보다는 콜로-무아니를 방출 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흐비차의 주포지션이 레프트윙인 것에 반해 이강인은 왼발을 쓰면서도 오른쪽 날개로 포진, 반댓발 윙어로 활약하기 때문에 흐비차와 이강인이 좌우 쌍포로 상대 골문을 공략할 수도 있다.
사진=PSG 공식 사이트 / 연합뉴스 /흐비차 개인 SNS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