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펩 과르디올라 감독마저 믿지 못한 규모다. 엘링 홀란이 맨체스터 시티와 최장기 재계약을 체결했다.
맨시티는 지난 17일 "홀란과 2034년까지 계약을 연장하는데 합의했다"고 밝혔다. 무려 9년 반에 달하는 최장 계약으로 홀란은 34세가 되는 나이까지 맨시티에서 뛰게 됐다. 사실상 커리어 대부분을 맨시티에서만 보내는 종신 계약이다.
홀란은 현 시점 최고의 스트라이커로 불린다. 2015년 자국인 노르웨이 명문 몰데에서 데뷔한 홀란은 레드불 잘츠부르크(오스트리아)를 거치면서 원톱 공격수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빅리그로 활동 무대를 넓혔다. 2019년부터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에서 뛰며 경기당 1골에 달하는 놀라운 성과를 냈다.
홀란을 둔 영입전이 뜨거웠다. 맨시티와 레알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등 돈이 많은 클럽들이 달려든 가운데 2022년 하늘색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2027년까지 5년 계약을 체결한 것도 맨시티에서 전성기를 보낼 것이라는 예상이 짙었다.
홀란은 맨시티에서도 놀라운 기록들을 남겼다. 입단 첫해인 2022-23시즌 총 53경기에서 52골 9도움을 올렸다. 1년차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폭격해 36골을 넣어 리그 출범 후 단일 시즌 최다골 신기록을 썼다.
홀란의 가세로 상대를 몰아넣고 이기는 방식을 완성한 맨시티는 해당 시즌 숙원이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를 우승했다. 이를 발판 삼아 프리미어리그, 영국축구협회(FA)컵까지 트레블을 달성했다.
홀란의 기세는 계속 이어졌다. 2023-24시즌에도 공식전 45경기에서 38골 6도움을 기록했다. 잔부상에 시달려 입단 첫해에 비해서는 조금 기록이 하락했지만 여전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지켰고, 맨시티도 리그 우승과 UEFA 슈퍼컵을 들어올렸다.
지금도 홀란의 괴력은 여전하다. 이번 시즌 전반기에만 28경기에서 21골을 퍼부었다. 프리미어리그 3년 연속 득점왕을 향해서도 달리고 있다. 리그에서는 16골로 모하메드 살라(18골•리버풀)를 뒤쫓고 있지만 새해 들어 다시 득점에 성공해 역전 시동을 걸었다. 맨시티 입단 이후 홀란의 공식전 전체 기록은 126경기 111골이다.
맨시티는 홀란과 재계약을 미룰 수 없었다. 가뜩이나 바이아웃의 존재로 레알 마드리드가 호시탐탐 영입을 바라고 있어 재계약에 속도를 냈다. 대업을 달성한 치키 베지리스타인 단장은 "홀란이 장기간 맨시티에 남기로 한 건 구단을 향한 사랑을 잘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동안 엄청난 기록을 남겨왔다. 홀란은 지금도 최고의 공격수이지만 아직도 과르디올라 감독 등에게 배우며 더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홀란도 잔류를 외쳤다. 재계약 발표 직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최근에 많은 소문이 돌았다. 이해한다. 하지만 이곳이 나를 완성시켜준다. 그동안 미안했고, 나는 여기 남는다"라고 발표했다.
홀란의 재계약은 기간 못지않게 금전적 규모에도 큰 관심이 쏠린다. 현재 홀란드는 37만 5,000파운드(약 6억 6,594만 원)를 수령한다. 맨시티는 이번 재계약 발표에서 자세한 임금을 발표하지 않았으나, 현지 언론은 50만 파운드(약 8억 8,792만 원)를 예상한다. 앞으로 계약 종료까지 적어도 2억 6,000만 파운드(약 4,629억 원)는 벌 것으로 계산된다.
축구 역사상 이러한 계약은 없었기에 과르디올라 감독도 놀란 눈치다. 주말 입스위치 타운과 경기를 앞두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베히리스타인 단장에게 재계약 소식을 듣고 '다시 말해봐'라고 답했다. 진짜인지 되묻기도 했다"며 "이런 계약은 그동안 없던 일이다. 그만큼 홀란도 맨시티에 만족하고 있다"라고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