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사 CNN 인도네시아판은 17일(한국시각), 호주 매체 '더 로어'가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3차예선을 분석한 기사에서 '인도네시아 대표팀은 토트넘의 국가 버전 같다'고 보도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이유는 적지 않았다. 인도네시아가 월드컵 예선에서 돌풍을 일으킨 점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톱4 아성에 늘 도전하는 토트넘을 비교대상으로 삼은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월드컵 3차예선 6라운드 현재, 1승3무2패 승점 6을 기록하며 일본(승점 16), 호주(승점 7)에 이어 깜짝 3위를 질주 중이다. 사우디아라비아, 바레인, 중국과 승점이 6점으로 같지만, 득실차 및 다득점에서 앞섰다.
이번 3차예선에 참가한 18개팀 중 인도네시아의 피파 랭킹이 134위로 쿠웨이트(137위) 다음으로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놀라운 결과가 아닐 수 없다. 인도네시아는 가장 최근 벌어진 지난해 11월 경기에선 사우디를 홈에서 2대0으로 꺾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호주는 현재 3차예선 2위를 달리지만, 승점 1점에 불과하기 때문에 인도네시아를 경계할 수 없다. 오는 3월20일 호주는 인도네시아를 홈으로 불러들여 7차전을 펼친다.
한데 돌풍을 일으키던 인도네시아는 이달 돌연 신태용 감독을 경질하고 네덜란드 출신 패트릭 클라위버르트 감독을 선임했다. 인도네시아가 준결승 진출에 실패한 미쓰비시컵이 경질의 주요인으로 거론됐다.
'더 로어'는 '인도네시아가 아세안 챔피언십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지만, 인도네시아는 월드컵 예선과 달리 핵심 선수 몇몇을 지난 대회에 포함할 수 없어 훨씬 약한 선수단을 투입했기 때문에 낙관론은 꺾이지 않았다'며 '신태용을 존경했던 많은 인도네시아인들에게 이번 결정은 큰 충격을 줬다. 놀랍지 않게 그들은 해임에 격노했고 대응했다. 이후 클라위버르트 감독은 야유와 함께 인도네시아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2020년 인도네시아 지휘봉을 잡아 인도네시아 대표팀 사상 첫 월드컵 3차예선 진출과 같은 새 역사를 쓴 그는 "인도네시아에 5년 동안 있으면서 굉장히 열심히 잘했다. 내 나름대로 자부심을 갖고 있다. 인도네시아 축구에 상당한 뿌리를 만들어 놓고 가기 때문에 상당한 자긍심을 갖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앞서 개인 SNS에 남긴 작별 메시지에 인도네시아 제자들의 첫 월드컵 본선 진출도 염원한다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