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캡틴' 손흥민(토트넘)의 리그 6호 골이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토트넘은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아스널과의 2024-2025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1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같은 북런던을 연고로 둔 두 팀의 라이벌 매치는 매 경기 치열한 양상을 보여왔다.
이날 경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손흥민이 전반 25분 선제골을 터뜨리며 토트넘이 앞서갔으나, 아스널은 전반 40분 도미닉 솔란케의 자책골, 전반 44분 레안드로 트로사르의 역전 결승 골에 힘입어 승리했다.
승점 3을 추가한 아스널은 12승7무2패 승점 43을 쌓으며 노팅엄 포리스트를 3위로 밀어내고 2위로 올라섰다. 한 경기를 덜 치른 1위 리버풀(승점 47·14승5무1패)과의 격차는 4점이다.
반면 리그 5경기(1무4패)째 무승에 그친 토트넘은 7승3무11패 승점 24로 13위에 머물렀다.
북런던 더비 역사에도 굴욕적인 기록을 남겼다. 1989년 이후 36년 만에 아스널에 3연패를 당하며 최근 맞대결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손흥민의 활약은 팀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이날 선제골로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16일 사우샘프턴과의 16라운드 이후 5경기 만에 리그 6호 골(6도움)을 신고했다. '다이렉트 코너킥 골'을 터뜨린 지난해 12월 2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카라바오컵 8강전 이후 공식전 7경기 만에 나온 시즌 8호 골(7도움)이다.
북런던 더비에 유독 강한 손흥민이다. 아스널을 상대로 통산 9골(2도움)째를 터뜨리며 로베르 피레스(9골)와 북런던 더비 최다 득점 공동 3위에 올랐다.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이 14골로 1위, 에마뉘엘 아데바요르(10골)가 2위에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손흥민은 팀의 패배를 막지 못해 웃을 수 없었다.
경기 초반에는 아스널이 주도권을 잡았다. 전반 13분 트로사르와 마르틴 외데고르가 연속 슈팅으로 골문을 위협했고, 전반 17분에는 카이 하베르츠가 상대 골키퍼의 공을 빼앗으며 득점을 노렸지만 무산됐다.
이후 반격에 나선 토트넘은 전반 25분 손흥민의 선제골로 앞서갔다. 파페 사르가 오른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상대 수비가 제대로 걷어내지 못했고, 페널티 아크에서 손흥민이 연결한 중거리 슛이 아스널 윌리엄 살리바를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아스널은 전반 막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40분 코너킥 상황에서 수비수 가브리에우 마갈량이스가 헤더로 처리한 볼이 토트넘 도미닉 솔랑케의 몸에 맞고 굴절돼 골문으로 들어갔다.
여세를 몰아 역전골까지 터뜨렸다. 전반 44분 중원에서 이브 비수마의 볼을 가로챈 '주장' 외데고르가 역습을 전개했고, 왼쪽 페널티 아크에서 볼을 받은 레안드로 트로사르가 절묘한 왼발 슛으로 토트넘의 골망을 갈랐다.
1-2로 뒤진 채 전반을 마친 토트넘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비수마, 사르를 빼고 제임스 매디슨, 브레넌 존슨을 투입하며 변화를 꾀했다.
하지만 후반 들어서도 아스널이 경기를 주도했다. 후반 10분 문전 앞에서 하베르츠가 토머스 파티의 크로스를 절묘한 헤더로 연결했으나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곧바로 역습 상황에서 트로사르가 시도한 슈팅도 아쉽게 골문을 빗나갔다.
손흥민은 후반 32분 히샤를리송과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장기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던 히샤를리송은 지난해 11월 5일 애스턴 빌라와의 10라운드 이후 약 2개월 만에 복귀했다.
하지만 히샤를리송 투입은 별다른 효과를 보지 못했다. 토트넘은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1점 차 열세를 좁히지 못하고 결국 무릎을 꿇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