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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야 할 때를 아는 자의 뒷모습...'킥오프 3시간 전→경질' 다이치의 마지막 "믿음 잃지 않았어, 이제는 떠나야 할 때"
떠나야 할 때를 아는 자의 뒷모습...'킥오프 3시간 전→경질' 다이치의 마지막 "믿음 잃지 않았어, 이제는 떠나야 할 때"
botv
2025-01-16 04:00


성적 부진으로 에버턴을 떠나야 했던 션 다이치 감독이 당시의 심정을 고백했다. 떠나야 할 때를 알고 떠나는 자의 뒷모습은 아름다웠다.

에버턴은 10일(이하 한국시간)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다이치 감독이 1군 감독직에서 해임됐음을 알린다. (코칭스태프) 이안 완, 스티브 스톤, 마크 하워드, 빌리 머서도 클럽을 떠나게 됐다. 새로운 감독을 임명하는 절차가 진행 중이며, 적절한 시기에 내용이 업데이트될 예정이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다이치 감독의 경질을 매우 갑작스럽게 발표됐다. 에버턴은 피터보러와의 FA컵 3라운드가 열리기 3시간 전에 이 입장문을 발표했다. 에버턴은 10일 오전 4시45분 홈구장인 구디슨 파크에서 피터보로를 상대로 FA컵 64강전을 치를 예정이었다.

에버턴은 1878년 창단한 클럽이다. 프리미어리그 출범 이후 줄곧 중위권에 머물며 매 시즌 리그를 대표하는 역사 깊은 클럽 중 하나로 이름을 알렸다. 1부리그 최장수 클럽이라는 타이틀도 갖고 있다. 에버턴은 1부리그에서만 121번째 시즌을 보내고 있고, 73년 전 강등 이후 단 1차례도 강등을 당하지 않은 팀으로 유명하다.

그러나 에버턴에 강등 그림자가 드리우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다이치 감독의 경질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지난 2023년 1월 프랭크 램파드 감독의 후임으로 에버턴의 지휘봉을 잡은 다이치 감독은 계속 하위권을 전전했다. 지난 2023-24시즌에도 피 말린 강등 경쟁 끝에 15위로 마무리하며 간신히 살아남았다.

올 시즌도 여전히 강등 위기다. 에버턴은 현재 3승 8무 8패 승점 17점 확보에 그치며 리그 16위를 기록 중이다. 실질적인 강등권인 18위 입스위치 타운보다 고작 승점 1점 앞서 있다. 게다가 에버턴의 최근 11경기 전적은 1승 6무 4패에 불과하다. 언제든지 강등권으로 추락할 가능성이 있는 에버턴이다.

결국 에버턴은 칼을 빼 들었고 다이치 감독과의 이별을 택했다. 다이치 감독은 2023년 1월부터 2025년까지 에버턴 감독으로 84경기를 맡았다. 그는 이 기간 동안 26승 26무 32패를 기록했다.


갑작스럽게 경질을 당한 다이치 감독은 침묵을 깨고 당시의 심정을 고백했다. 다이치 감독은 15일 영국 '더 선'과의 인터뷰에서 "역사상 가장 힘든 시기 중 하나였고 전 세계에서 엄청난 유산과 엄청난 팬을 보유한 축구 클럽인 에버턴을 관리하게 된 것은 영광이었다"라고 운을 띄었다.

이어 "우리가 직면한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나는 클럽이 미래에 취할 긍정적인 방향에 초점을 맞추고 팀이 현재 프리미어리그 경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스태프와 선수, 그리고 제 역할을 해준 모든 관계자에게 감사하다. 그들의 지원과 전문 지식 없이는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응원이 필요할 때 여러 번 찾아와주신 팬분들께도 감사하다. 팀의 컨디션이 좋은 상태에서 클럽을 떠나야 할 적절한 시기가 왔다"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감독으로서 나의 역할은 다 끝났고 나는 그것에 대해 영원히 큰 자부심을 가질 것이다. 매우 어려운 상황을 겪은 후에도 나는 내 주변의 모든 사람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았다. 클럽의 엠블럼과 이름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라고 고백했다.

한편, 다이치 감독의 후임으로 데이비스 모예스 감독이 에버턴 사령탑에 복귀했다. 에버턴은 11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은 모예스 감독을 다시 맞이했다. 2002년부터 2013년까지 에버턴을 이끌며 500경기 이상 지휘를 한 모예스 감독이 복귀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