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티비뉴스=조용운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이강인(23, 파리 생제르맹) 영입을 현실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우승을 보장하는 빅클럽에서 뛰는 이강인을 유혹하기에 토트넘의 전력은 매리트가 떨어지는게 사실이다. 그래서 영입 후보를 달리하려는 모습이다.
영국 언론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15일(한국시간) 이강인 이적설을 분석했다. 이 매체는 하루 앞서 "토트넘은 이강인을 영입하고자 하는 프리미어리그 4개 구단 중 하나다. 현재 이강인은 뉴캐슬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러브콜을 받았고 토트넘과 노팅엄 포레스트도 영입전에 참전했다"고 알렸다.
이때 보도만 해도 토트넘이 이강인을 향해 가속을 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매체는 "토트넘은 2월 3일 이전에 파리 생제르맹으로부터 이강인을 영입할 계획"이라고 전망했다. 토트넘이 사실상 데드라인을 정하면서 파리 생제르맹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됐다.
그런데 토트넘이 이강인 영입을 원점에서 시작하려고 한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이날 "당장 이강인 영입 급한 건 아니"라고 반대 의견을 냈다. 이어 "겨울에 다재다능한 공격수를 추가하면 부상자가 많은 토트넘 입장에서 반길 일"이라면서도 "진짜로 보강이 필요한 포지션은 수비진이다. 빈 골문은 안토닌 킨스키를 영입해 해결했다. 그런데 아직도 센터백 1~2명이 더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토트넘은 중앙 수비수 제1조합으로 여겼던 크리스티안 로메로와 미키 판 더 펜이 모두 전력외가 된 상황이다. 세 번째 센터백인 라두 드라구신이 다행히 제 컨디션인 가운데 미드필더인 아치 그레이를 한칸 내려 최후방에 배치하고 있다. 측면 수비도 열악하다. 데스티니 우도기가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상태다.
토트넘 홋스퍼 뉴스는 "로메로와 판 더 펜은 복귀하려면 아직 멀었다. 드라구신과 그레이의 호흡이 날로 좋아지고 있지만 매 경기 뛸 수는 없는 노릇"이라며 "수비수 보강이 중요하기에 이강인을 놓칠 수 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함께 뛰는 모습을 당장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실 토트넘은 공격에도 부상자가 많다. 히샤를리송과 윌손 오도베르가 이탈한 상황에서 티모 베르너도 최근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래도 겨울에 합류한 양민혁이 있어 이강인을 1월에 데려오려는 목소리는 조금 줄어든 모양새다.
이강인에게 전력을 다한다고 해도 토트넘이 유혹할지도 의문이다. 일단 파리 생제르맹은 이강인을 잔류시키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보였다. 축구 전문 기자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파리 생제르맹은 이강인을 중요한 선수로 평가하며, 당장 이적시키지 않을 계획"이라고 전했다. 프랑스 매체 '풋 메르카토' 역시 "파리 생제르맹이 이강인을 지키려고 새로운 계약을 제시할 수 있다"고 거들었다.
그만큼 이강인은 파리 생제르맹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 아래 꾸준히 출전하고 있다. 이강인은 이번 시즌 프랑스 리그1에서 17경기에 출전해 6골 3도움을 기록하며 다재다능함과 공격력을 증명했다. 그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뿐만 아니라 중앙 미드필더, 가짜 9번 역할도 수행하며 팀 내에서 전술적 유연성을 보여주고 있다.
토트넘이 파리 생제르맹을 설득하려면 상당한 이적료 지출이 불가피하다. 풋 메르카토에 따르면 파리 생제르맹은 지난해 7000만 유로(약 1050억 원) 상당을 제시한 뉴캐슬의 이강인 오퍼를 거절한 적이 있다. 시즌 도중에 이강인을 내줘야 한다면 이보다 더 큰 금액을 원할 것이 분명하다.
이강인에게도 토트넘으로 향하는게 손해일 수 있다. 파리 생제르맹은 프랑스 최고 명문으로 리그앙 우승을 보장한다. 입단 2년차 만에 정규리그를 비롯해 컵대회, FA컵까지 총 4번의 우승을 차지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도 매 시즌 나간다.
이러한 행보는 토트넘에서는 행할 수 없다. 토트넘은 2008년 이후 17년째 무관에 머물고 있으며 챔피언스리그 진출도 보장하기 어렵다. 이강인이 파리 생제르맹을 포기하면서까지 갈 정도로 매력적이지 않다는 분위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