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두 리버풀과 무승부 EPL 2위
1부 리그 승격 세 시즌 만에 돌풍
9년 전 레스터 우승 신화 ‘닮은꼴’
英언론·세계 축구 팬 기대감 ‘솔솔’
역습 강점… 낮은 골결정력은 과제
2015∼2016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직전 시즌 강등권 싸움을 펼치다 리그 14위로 생존했던 레스터시티가 돌풍을 일으키며 ‘5000분의 1’ 확률을 뚫고 기적 같은 우승을 차지했기 때문이다. 꿈에서나 나올 법한 이야기여서 ‘레스터 동화’라고 불리기도 했다.
2024∼2025시즌 EPL에서 또 다른 신화가 써질 수도 있다는 기대감이 부푼다. 시즌 개막 전 ‘우승 확률 1000분의 1’에 불과했던 노팅엄 포리스트가 강호인 선두 리버풀을 위협하며 리그 2위를 내달리고 있다.
노팅엄과 리버풀 경기는 현지에서 여러모로 이목이 쏠린 경기였다. 2부리그에 머물다 23년 만인 2022∼2023시즌 프리미어리그에 승격한 뒤 지난 시즌도 리그 17위에 그치는 등 하위권만 맴돌았던 노팅엄이 이번 시즌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특히 노팅엄은 이번 시즌 리버풀에게 유일한 패배를 안겼고, 최근 6연승을 내달리고 있었기에 또 한 번 파란을 기대하는 팬이 많았다.
노팅엄의 선전은 전 세계 축구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던 레스터시티의 동화를 소환하고 있다. 스포츠 베팅 사이트인 ‘ESPN BET’에 따르면 이번 시즌 EPL 개막을 앞두고 노팅엄에 걸린 우승 확률은 0.1%에 불과했다. 노팅엄이 EPL ‘톱4’에 올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낼 확률(1%)과 ‘톱6’에 들어 유럽클럽대항전 티켓을 품을 확률(1.25%)도 매우 낮았다.
그러나 노팅엄은 보란듯이 정규리그 개막 5경기 연속 무패(2승3무)를 시작으로 8∼10라운드 3연승을 따냈다. 11∼14라운드에서 1승3패로 잠시 주춤했지만 이후 이번 리버풀전까지 6승1무로 선두에 근접했다.
이러한 선전에 영국 현지 언론도 흥분하고 있다. BBC는 “노팅엄의 행보는 2016년의 레스터시티와 비교할 수밖에 없다”며 “당시 레스터시티는 20라운드까지 승점 40을 따냈는데, 노팅엄도 현재 똑같다”고 전했다.
노팅엄은 이번 시즌 EPL에서 가장 역습을 잘 펼치는 팀으로 인정받고 있다. 산투 감독이 수비 위주 축구를 펼치기 때문이다. 탄탄한 수비 뒤 후방에서 간결한 패스로 전방까지 빠르게 치고 올라가서 상대의 수비를 무너뜨리는 게 주요 전술이다. 산투 감독은 2021년 손흥민이 뛰는 토트넘 사령탑을 맡아 한국 팬들에게도 익숙한 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