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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월드컵 생각하면 아직도 죄송”… 축구화 벗는 구자철 제주서 ‘유소년 어드바이저’로 새출발
“브라질 월드컵 생각하면 아직도 죄송”… 축구화 벗는 구자철 제주서 ‘유소년 어드바이저’로 새출발
botv
2025-01-14 18:20

“2014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을 생각하면 지금도 미안한 마음이다.”
 
한국 축구에 굵직한 흔적을 남긴 구자철(35)이 정든 축구화를 벗으며 울먹였다. 구자철은 1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현역 은퇴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당시 한국축구 최연소 월드컵 주장이라는 타이틀을 얻었지만 전혀 자랑스럽지 않았다”고 고개를 숙였다. 브라질 월드컵에서 한국은 1무2패 최악의 성적을 거뒀다. 당시 팀을 이끌었던 홍명보 감독은 소속팀 활약이 없어도 올림픽 대표팀부터 자신과 인연을 맺은 선수를 대표팀에 뽑아 ‘의리축구’ 논란을 일으키며 비판을 받았다. 자신의 탓은 아니지만 당시 주장이었던 구자철은 “월드컵 대표팀 선수에게 사회적 책임이 따르지만 아주 부족했고, 너무 어렸다”며 “이 경험을 통해 성장할 수 있었지만 국민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해 아직도 죄송한 마음”이라고 사과했다.
 
이렇듯 구자철은 2010년대 한국 축구를 대표했던 선수다. 그는 연령별 대표팀을 거쳐 2008년 성인 축구대표팀 유니폼을 입었고 2011 아시안컵에서는 5골을 넣으며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한국 선수가 이 대회에서 최다골을 기록한 건 1960년 조윤옥(4골)과 1980년 최순호(7골), 1988년 이태호(3골), 2000년 이동국(6골)에 이어 다섯 번째다. 세 차례(2011년·2015년·2019년) 아시안컵에 나선 구자철은 두 차례(2014년·2018년)나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는 등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76경기에 나서 19골을 터트렸다.
 
그라운드를 떠난 구자철은 제주에서 유소년 어드바이저로 새롭게 출발한다. ‘제주에서 은퇴할 수 있어 감사하다’는 구자철은 “제주 선수를 잘 키워내고 선수들이 꿈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내는 게 목표”라며 “축구화를 신고 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은퇴 후에도 내가 누렸던 경험을 토대로 한국 축구를 위해 중요한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