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SPO 현장] '현역 은퇴' 울컥한 구자철 "브라질 월드컵 아직도 죄송, 선수는 사회적 책임 따른다" 강조
[SPO 현장] '현역 은퇴' 울컥한 구자철 "브라질 월드컵 아직도 죄송, 선수는 사회적 책임 따른다" 강조
botv
2025-01-14 10:56


[스포티비뉴스=신문로, 장하준 기자] "축구 선수들은 사회적 책임이 따라야 한다"

제주SK는 14일 오전 10시 30분 서울 신문로의 축구회관에서 구자철의 현역 은퇴 기자회견과 동시에 제주 유소년 어드바이저 위촉식을 진행했다. 2007년 제주에서 프로 데뷔한 구자철은 뛰어난 축구 지능을 바탕으로 단숨에 K리그1의 스타로 거듭났다. 동시에 한국 국가대표팀에도 승선하며 가치를 높였다. 이어 볼프스부르크, 아우크스부르크, 마인츠05를 거치며 주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다. 이후 카타르의 알 가라파와 알 코르를 거친 뒤 2022년 친정 제주로 돌아왔다.

제주로 돌아온 뒤에는 세월의 흐름을 이기지 못했다. 잦은 부상으로 신음했고, 지난 시즌에는 고작 3경기 출전에 그쳤다. 이에 구자철은 결국 축구화를 벗은 뒤, 제주의 유소년 어드바이저로 임명되며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이날 은퇴 기자회견에 참석한 구자철은 "은퇴하며 홀가분하고 더 빨리 은퇴를 해서 한국 축구를 위해 다른 일을 하고 싶다 생각했다. 이렇게 많은 분이 와 주셔서 그에 따른 책임이 더 큰 것 같다. 많은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하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은퇴를 오래 전부터 생각했고, 은퇴 후 제가 받았던 사랑과 경험을 통해 한국 축구를 위해 제 역할을 해내자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수년 동안 은퇴 준비를 했다. 물론 시대가 빨리 변하고 빨리 융화가 되는 것이 중요하지만 저는 독일에서 유소년쪽이나 경영 쪽에서 많이 배우기도 했다. 그리고 저를 키워준, 매우 중요한 저희 제주 팀에서 어드바이저라는 직책을 주셨기에 서두르지 않되, 잘 해보자는 생각이다"라며 제주의 유소년 어드바이저가 된 소감도 밝혔다.

다음으로 질의응답이 시작됐고, 선수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꼽아달라는 질문에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을 목에 걸었던 순간이다. 당시 단상에 올라가 태극기가 올라가는 모습을 봤던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라고 전했다.

올림픽 질문이 이어졌다. 구자철은 런던 올림픽 동메달 결정전에서 일본에 사실 2011년 8월 11일 삿포로에서 열렸다. 그 경기가 유럽 진출하고 아시아로 와서 한 첫 경기였는데, 제가 독일에서 수많은 경유를 통해 경기장에 도착했다. 그때 기억을 잊을 수 없었다. '이것을 어떻게 하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당시 한일전에서 0-3으로 졌는데, 굉장히 부끄러웠다. 그래서 단 한 순간도 잊지 못한 채 다음 한일전때 내가 지면 축구를 그만 두겠다는 필사즉생의 마음을 가졌다.

먼저 2009년 이집트 청소년 월드컵 미국전에서 페널티킥 넣고 셀레브레이션 했던 것이다. 그때 팔을 휘둘렀는데, 당시 '내가 이 순간을 위해 노력해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두번째는 2011년 아시안컵에서 호주를 상대로 넣은 골이다. 이유는 첫 경기 바레인전 골은 그저 좋았지만, 더욱 중요한 경기에서 넣었던 짜릿함은 잊을 수 없는 것 같다. 마지막은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김)신욱이가 떨궈주고 제가 마무리한 게 있는데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 골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런던 올림픽 한일전 골도 추가하고 싶다"라고 설명했다.

구자철은 기자회견 내내 당찬 모습을 보였다. 씩씩하고 밝은 모습으로 후련한 듯한 발언이 이어지며 새로운 시작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그러던 중, 구자철이 눈시울을 붉혔다. 선수 시절 아쉬움이 무엇이었냐는 질문에 "너무 많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말씀드리고 싶은 아픔과 속죄와 그리고 아쉬움이 있다. 지금까지도 마음에 담아두고 있는 것 같다. 그게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이다. 조금 아쉬운 걸 떠나서 그때 내가 너무 어렸던 것 같다. 내가 은퇴를 한다 했을 때 최연소 월드컵 주장이라는 타이틀이 따라오는 데 그것이 자랑스럽지 않다. 너무 어렸고 돌이켜보면 저는 축구란 많은 프로 축구 선수란 많은 사회적 책임이 따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당시에는 사회적 책임을 느끼지 못했다. 그러한 경험 덕분에 성장했지만 결과적으로는 국민들에게 미안했다. 당시 월드컵 결과는 늘 죄송했고, 그 결과에 따라 생계가 달린 사람들에게 정말 미안했다"라고 전했다.

당시 홍명보 감독이 이끌던 한국 축구대표팀은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해당 대회에서 주장 완장을 착용했던 구자철은 10년이 넘은 시점에도 아쉬운 결과를 마음에 담아두고 있었다. 은퇴 시점까지도 남다른 책임감과 함께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