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스타였지만 지금은 무기력증에 빠진 윙어로 팀내 최고 에이스를 대체한다? 나폴리가 갖고 있는 위험천만한 아이디어다.
'스카이스포츠 이탈리아'는 나폴리 윙어진 개편에 대한 최신 협상 상황을 전했다. 나폴리에서 2022-2023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이끌었던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는 이달 안에 프랑스 파리생제르맹(PSG)으로 갈 것이 유력하다. 크바라츠헬리아는 나폴리에서 너무 낮은 연봉을 받고 있었던 데다 오래 남아봤자 좋은 대우를 받고 트로피를 추가하기는 힘들다 판단하고 이적을 추진해 왔다. 크바라츠헬리아가 재계약에 미온적이자, 최근 빅터 오시멘 이적 관련해 골머리를 앓았던 나폴리가 흔쾌히 매각 대상자로 올렸다. 최근 크바라츠헬리아 없이 경기력이 준수했던 점도 결단에 도움을 줬다. 그러자 PSG가 달려들었다. 이적은 곧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크바라츠헬리아를 팔아 번 이적료를 어디에 쓰냐는 것이다. 당초 예상은 적당한 윙어와 준수한 미드필더 등 여러 명을 영입해 스쿼드를 살찌운다는 것이었다. 나폴리는 현재 세리에A 1위를 달리고 있는 유력한 우승 후보다. 다음 시즌부터 다시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 나가려면 선수단 질뿐 아니라 양도 중요하다.
그런데 이탈리아 매체들이 이야기하는 이적설은 하나같이 불안하다. 먼저 거론되는 선수는 맨유 윙어 알레얀드로 가르나초다. 문제는 크바라츠헬리아를 팔아 7,500만 유로(약 1,226억 원)를 벌 가능성이 높은데, 가르나초 요구 이적료가 7,000만 유로(약 1,051억 원)로 거의 똑같다는 것이다. 실력 면에서 크바라츠헬리아가 한참 앞서는 건 물론이다.
두 번째 후보는 티모 베르너다. 이 매체는 'RB라이프치히에서 토트넘홋스퍼로 임대된 베르너의 현재 입지와 상황에 대해 나폴리가 알아봤다. 토트넘은 현재 공격진에 윌슨 오도베르, 히샤를리송 등 부상자가 있다. 그래서 다가오는 아스널전까지는 베르너가 필요하다. 이 경기 이후에는 이적을 허락할 수 있다'고 전했다.
베르너의 컨디션은 최악에 가깝다. 지난해 1월 토트넘에 합류한 뒤 초반에 가장 활기를 보였던 베르너는 이후 서서히 침체됐다. 이번 시즌에는 소심한 플레이가 더욱 늘어 우려를 받던 중이었다. 가장 최근 토트넘 소속으로 선발 출장한 경기에서 5부 탬워스를 상대했는데, 상대가 세미프로 선수들임에도 불구하고 베르너는 무기력했다.
만약 나폴리가 베르너를 영입한다면 부활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야 한다. 베르너는 2019-2020시즌 라이프치히 소속으로 무려 분데스리가 28골을 몰아친 적이 있고, 한때 독일 대표팀 주전 스트라이커였던 선수다. 첼시와 토트넘으로 두 차례 잉글랜드행을 단행했지만 그때마다 자신감만 떨어지고 있다. 다시 한 번 뛰는 무대를 이탈리아로 바꿔보는 것도 부활의 계기가 될 순 있다. 좀 더 현실적으로는 일단 반년 동안 베르너를 활용하면서 부활 여부를 관찰하고, 가능성이 낮다고 판명되면 임대를 종료한 뒤 다른 선수 영입으로 선회하는 것도 방법이다.
콘테 감독의 선수 보는 눈은 오락가락한다. 기존 소속팀 사례를 살펴보면 부임 첫 시즌 선수 영입과 활용은 탁월한데, 두 번째 시즌부터 아쉬운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전례를 참고한다면 나폴리도 다음 시즌 선수단을 준비하면서 감독의 요구를 너무 많이 반영했다간 실패를 겪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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