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포투=박진우]
토트넘 홋스퍼를 떠나고 우승컵을 들어 올려도 수난 시대가 계속되는 에메르송 로얄이다.
토트넘에서 천국과 지옥을 오간 에메르송이었다. 첫 입성까지만 해도 많은 기대를 받았다. 레알 베티스와 FC 바르셀로나를 거치며 신성으로 거듭났기 때문. 팬들은 브라질 국적다운 발기술과 공격 능력을 기대했다. 그러나 기대 이하였다. 공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였고, 패스 미스 또한 심각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022-23시즌 페드로 포로까지 합류하며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반전을 맛보기도 했다. 포로가 부상으로 빠진 상황, 인상적인 활약을 보인 에메르송이었다. 여유 있는 볼 간수에 이어 환상적인 크로스와 전진 패스, 투지 있는 수비력까지 보여줬다. 팬들의 야유는 찬사로 바뀌었고 에메르송의 시대가 열리는 듯 했다. 놀랍게도 반전은 없었다. 포로가 복귀한 이후, 에메르송은 곧바로 후보로 전락했다.
결국 앤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체제에서 완전히 자리를 잃었다. 지난 2023-24시즌 출전한 리그 22경기 중 선발 횟수는 단 11회 밖에 되지 않았다. 이번 시즌이 시작되기 전,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에메르송을 전력 외 선수로 분류했다. 결국 에메르송은 기회를 찾아 나섰고, 명가 재건을 원하는 밀란에게 낙점 받았다.
반전을 이룩했다. 에메르송은 이번 시즌 공식전 23경기에 나서며 주전 라이트백으로 활약하고 있다. 리그에서는 15경기에 출전했는데, 그 중 14경기에 선발로 나설 정도였다. 게다가 지난 7일 열린 2024-25시즌 수페르코파 이탈리아나 결승전에서 인터 밀란에 3-2로 승리, '커리어 첫 우승'까지 맛봤다. 밀란 이적 6개월 만에 '꽃길'을 걷고 있던 에메르송이었다.
그러나 이 또한 잠시였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14일(한국시간) "카일 워커는 맨체스터 시티를 떠날 준비를 마쳤다. AC 밀란과의 2년 반 계약에 근접했다.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 자문이 협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고 보도했다. 워커는 이번 시즌 급격한 기량 하락을 겪었고, 끝내 최근 펩 과르디올라 감독에게 직접 이적을 요청했다. 밀란행이 유력한 상황이다.
또다시 위기를 맞은 에메르송이다. 워커의 기량이 하락하긴 했으나, 에메르송에게는 강력한 경쟁 상대가 되기에 충분하다. 게다가 현지에서는 계속해서 에메르송의 기량에 대한 평가가 갈리고 있다. 만약 워커가 밀란으로 향하게 된다면, 에메르송은 또다시 후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다. '에메르송 수난시대'가 토트넘에 이어 밀란까지 이어질지가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