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클래스 떠돌이 선수 하메스 로드리게스가 유럽, 아시아, 남미에 이어 북중미 무대로 향한다.
14일(한국시간) 멕시코 구단 레온은 로드리게스 영입을 발표했다. 계약기간은 2024-2025시즌 후반기 반년이다. 로드리게스가 직전 소속팀이었던 스페인의 라요바예카노와 계약을 해지했기 때문에 자유계약(FA)으로 입단할 수 있었다.
로드리게스의 축구인생은 유독 복잡하다. 콜롬비아 대표인 그는 모국의 엔비가도에서 축구를 시작해 아르헨티나의 반필드, 포르투갈의 포르투를 거쳤다. 2013년 프랑스 리그에 참가하는 AS모나코로 이적하면서 본격적인 스타가 됐다. 특히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대회 득점왕을 차지하며 전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하지만 이후 빅 리그 도전은 잘 풀리지 않았다. 2014년 레알마드리드로 이적한 뒤 바이에른뮌헨으로 임대되기도 했는데 좋은 활약을 한 시즌도 있었지만 꾸준히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이지도 못했다. 이후 에버턴을 거쳐 2021년 카타르의 알라얀으로 이적하면서 최상위 무대에서는 점점 벗어나는 듯 보였다. 그리스의 올림피아코스, 브라질의 상파울루로 계속 팀을 옮겼다.
그의 이름을 다시 알린 건 지난해 여름 열린 코파 아메리카였다. 로드리게스는 대회 초반부터 엄청난 킥력으로 세트피스와 크로스 상황에서도 움을 양산했다. 우승후보라던 브라질을 로드리게스의 압도적인 기회 창출 능력으로 꺾어버리기도 했다. 결국 콜롬비아는 대회 준우승을 차지했고, 로드리게스는 도움왕과 더불어 대회 MVP로 선정됐다.
하지만 코파 맹활약을 바탕으로 다시 진출한 빅 리그에서는 기량을 펼치는데 또 실패했다. 라요에서 주전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자 반년 만에 멕시코 리그로 터전을 옮기게 됐다.
멕시코의 한 시즌은 전기리그(아페르투라)와 후기리그(클라우수라)로 나뉘는데, 각각 별도로 우승팀을 인정한다. 레온은 이번 전기리그에서 18팀 중 11위에 그치며 우승팀을 가리는 플레이오프조차 나가지 못했다. 로드리게스의 합류로 후기리그에서 우승에 도전할 수 있다면 월드클래스 선수 한 명의 영향력이 얼마나 큰지 입증되는 셈이다.
사진= 레온 X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대한축구협회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