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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합류도 했는데' 양민혁, 토트넘 데뷔 빨간불...5부 팀 상대 명단 제외→'빌라와 격돌' FA컵 대진운도 안 도와준다
'조기 합류도 했는데' 양민혁, 토트넘 데뷔 빨간불...5부 팀 상대 명단 제외→'빌라와 격돌' FA컵 대진운도 안 도와준다
botv
2025-01-14 06:02



[OSEN=고성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에 조기 합류한 양민혁(19)이 언제쯤 데뷔할 수 있을까. 일단 FA컵 32강전은 쉽지 않게 됐다.

토트넘은 12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영국 탬워스의 더 램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2025시즌 FA컵 3라운드에서 탬워스(5부리그)와 0-0으로 비겼다. 하지만 연장전에서 세 골을 추가하며 3-0으로 승리,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토트넘은 4-3-3 포메이션으로 시작했다. 마이키 무어-티모 베르너-브레넌 존슨, 제임스 매디슨-이브 비수마-파페 사르, 세르히오 레길론-아치 그레이-라두 드라구신-페드로 포로, 안토닌 킨스키가 선발로 나섰다.

손흥민은 휴식 차원에서 교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손흥민 외에도 도미닉 솔란케, 윌 랭크셔, 데얀 쿨루셉스키, 칼럼 올루세시, 루카스 베리발, 알피 도링턴, 제드 스펜스, 브랜든 오스틴이 벤치에 앉았다.

예상과 달리 토트넘은 주축 선수를 대거 기용하고도 5부리그 16위 탬워스를 상대로 쩔쩔 맸다. 탬워스 선수들은 대부분 옷가게 아르바이트생, 우편 배달부, 벽돌공, 엔지니어, 샌드위치 가게 사장, 택시 운전사, 아마추어 래퍼, 대학교 박사 과정 학생 및 강사 등 본업이 따로 있는 세미 프로였지만, 토트넘을 잘 괴롭혔다.


토트넘은 뒷공간이 나오지 않자 이렇다 할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이따금 찾아온 기회도 베르너가 날려버리곤 했다. 결국 토트넘은 0-0으로 90분을 마치며 연장전에 돌입했고, 연장 시작과 동시에 손흥민과 데얀 쿨루셉스키, 제드 스펜스를 한꺼번에 넣으며 총력전을 펼쳐야 했다.

그제야 토트넘 공격이 살아나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토트넘의 공격이 살아났다. 연장 전반 10분 손흥민이 단독 질주로 프리킥을 얻어냈고, 포로의 패스에 이은 존슨의 슈팅이 상대 자책골로 이어졌다. 

여기에 연장 전반 2분 쿨루셉스키가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추가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의 시즌 7호 도움이었다. 승기를 잡은 토트넘은 연장 후반 13분 존슨의 쐐기골까지 엮어 3-0 승리를 완성했다.

하지만 주축 선수들을 투입하고도 120분 혈투를 치른 토트넘으로선 굴욕이나 다름없다. 리버풀에서 뛰었던 스티브 워녹도 "탐워스 선수들이 스코어에 너무 압도되지 않길 바란다. 그들이 방금 이룬 성과에 대해 엄청난 자부심을 느끼길 바랄 뿐이다. 훌륭한 퍼포먼스였다"라며 탐워스를 칭찬했다.



이제 토트넘의 다음 상대는 프리미어리그(PL) 강호 중 하나인 아스톤 빌라다. 토트넘은 추첨 결과 대회 32강에서 빌라를 만나게 됐다. 빌라는 지난 시즌 PL 4위에 오르면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무대를 누비고 있는 팀이다.

게다가 경기 장소도 토트넘 안방이 아니라 빌라의 홈 구장인 빌라 파크다. 토트넘으로선 대진운도 안 따라준 데다가 원정 경기를 치러야 하는 부담까지 떠안게 된 셈.

일정이 빡빡한 토트넘뿐만 아니라 데뷔를 기다리는 양민혁에게도 좋지 않은 소식이다. 그는 이번 탐워스전에서 첫 출전이 기대됐지만, 예상과 달리 명단 제외됐다. 지난 리버풀과 카라바오컵 준결승 1차전에서는 벤치에라도 앉았지만, 이번엔 교체 명단에도 들지 못했다. 

사실 양민혁은 이번 경기를 통해 토트넘 데뷔전을 치를 것이란 예상이 많았다. '풋볼 런던'은 "양민혁이 이번 주말 토트넘에서 인사할 기회가 있을지도 모른다. 그는 1월 1일에 공식적으로 토트넘에 합류했으며 새로운 팀원들과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방식에 대해 알아가는 데 몇 주를 보냈다"라며 "양민혁은 리버풀전에서 1분도 뛰지 못했다. 탬워스전에서는 교체로든 선발로든 출전할 가능성이 꽤 높다고 봐야 한다"라고 내다봤다.


토트넘 소식에 능통한 존 웬햄도 양민혁의 데뷔를 점쳤다. 그는 '토트넘 뉴스'를 통해 "마이키 무어와 양민혁 둘 다 리버풀을 상대로 출전할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양민혁은 탐워스전에서 교체로 나올 것 같다"라며 "존슨에게 출전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양민혁이 선발로 나오진 않을 것 같다. 그래도 그는 출전할 것 같다. 이를 통해 스쿼드에 더 많은 옵션이 생기게 된다"라고 주장했다.

토트넘 뉴스 역시 "토트넘 팬들은 양민혁의 모습을 볼 수 있게 된다면 의심할 여지 없이 매우 기뻐할 것"이라며 "탬워스와 경기는 현실적으로 예견된 결과로 이어져야 한다. 이를 통해 양민혁은 큰 압박이 없는 환경에서 데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그러나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주축 선수들을 대거 선발 기용했고, 양민혁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대신 2007년생 무어가 선발 출격했고, 2005년생 센터백 도링턴과 2007년생 미드필더 올루세시, 2005년생 공격수 랭크셔가 벤치에 앉았다. 연습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던 양민혁으로선 아쉬운 결과다.



5부 팀을 상대로도 양민혁을 기용하지 않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빌라전에서 마음을 바꿀 가능성은 크지 않다. 오히려 더욱 정예 멤버들로 출전 명단을 꾸릴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양민혁은 이번 시즌 내내 데뷔하지 못할 수도 있다. 토트넘으로서는 FA컵과 리그컵, PL 어느 하나 여유로운 상황이 아니기 때문. 리그컵에서는 이미 준결승 2차전을 앞두고 있고, 리그에서는 12위까지 처져 있다. 게다가 양민혁은 UEFA 유로파리그에도 미등록됐기 때문에 남은 리그 페이즈 두 경기 출전이 불가능하다.

양민혁은 지난해 7월 토트넘과 공식 계약을 맺었다. 그는 2024시즌 준프로 신분으로 강원FC 유니폼을 입자마자 K리그1을 휩쓸었고, 데뷔 4개월 만에 토트넘 입단까지 성공한 것. 양민혁은 후반기에도 맹활약을 이어가며 38경기 12골 6도움로 K리그1 영플레이어상도 손에 넣었다.

양민혁은 구단 요청에 따라 지난달 토트넘에 조기 합류했다. 그는 주로 1군 멤버에게 주어지는 등번호 18번까지 배정받으며 많은 주목을 모았다. 토트넘의 18번은 구단 역대 최다 득점자 해리 케인이 어릴 적 사용하던 번호이기도 하다. 이 때문에 영국 현지에서도 머지 않아 양민혁의 플레이를 볼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올 시즌 내 데뷔도 장담하기 어렵게 됐다.

/finekosh@osen.co.kr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토트넘 소셜 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