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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가 직접 골대를 수리해?…토트넘 상대한 '아마추어 팀'이 보여준 진기한 장면, FA컵의 낭만
선수가 직접 골대를 수리해?…토트넘 상대한 '아마추어 팀'이 보여준 진기한 장면, FA컵의 낭만
botv
2025-01-13 10:20

[마이데일리 = 김건호 기자] 토트넘 홋스퍼와 탬워스의 잉글랜드 FA컵 3라운드 맞대결 경기 개시가 지연됐다.

토트넘은 12일 오후 9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영국 탬워스의 더 램브 그라운드에서 열린 2024-25시즌 FA컵 3라운드 탬워스와의 원정 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탬워스는 생소한 팀이다. 잉글랜드 내셔널리그(5부 리그)에서 경쟁 중인 팀이기 때문. 탬워스는 이번 FA컵에서 이변을 연출하며 3라운드까지 진출했다. FA컵 4차 예선에서 마클스필드를 꺾으며 1라운드에 진출했다. 1라운드에서 허더스필드를 만나 1-0 승리를 거둔 뒤 2라운드에서 버튼 알비온을 상대로 승부차기 혈투 끝에 웃었다. 허더스필드와 버튼 알비온 모두 잉글랜드 리그1(3부 리그) 소속인 팀들이었다.

아마추어팀 탬워스는 FA컵 3라운드 추첨 결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빅6'로 불리는 토트넘을 상대하게 됐는데, 경기 시작 시간이 지났음에도 경기가 개시되지 못했다.

이유가 있었다. 탬워스의 골대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골망을 고정하는 부분이 빠졌기 때문이다. 경기장 관리자처럼 보이는 관계자가 들어와 확인을 했지만, 수리하지 못했다.

그러자 탬워스 선수들이 직접 나섰다. 탬워스의 윙어 벡 레이 에노루가 골대로 향했다. 하지만 자신의 손이 닿지 않자 동료의 도움을 받았다. 팀 동료의 어깨 위에 앉았다. 에노루는 테이프를 이용해 골망을 고정시켰다. 에노루의 활약(?) 덕분에 경기가 시작될 수 있었다.
에노루는 곧바로 그라운드 위에서도 토트넘을 상대로 놀라운 모습을 보여줬다. 시작과 동시에 드리블 돌파를 했고 페널티 박스 안에서 왼발 슛을 때렸다. 토트넘 안토닌 킨스키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지만, 경기를 지켜보던 팬들을 놀라게 한 장면이었을 것이다.

경기 전 탬워스의 앤디 픽스 감독은 영국 매체 'BBC'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환상적인 여정을 걸어왔고, 모두가 자랑스럽게 생각한다. 클럽은 3년 전만 해도 좋은 상황이 아니었지만, 지금은 마을 사람들에게 다시 웃음을 돌려줄 수 있었다. 언론 ,TV, 라디오까지 모두 여기에 있는 것을 보니 정말 뿌듯하다"고 말했다.

탬워스의 FA컵 아름다운 여정은 3라운드에서 마무리됐지만, 토트넘을 상대로 90분 동안 무실점을 기록했고 오히려 후반 막판 득점을 터뜨릴 수도 있었다. 충분히 박수받을 만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토트넘은 연장전에 돌입하며 손흥민과 데얀 쿨루셉스키를 투입했는데, 이후 공격이 살아났다. 연장 전반 손흥민이 얻은 프리킥 기회에서 약속된 플레이로 상대의 자책골을 유도해 앞서갔다. 연장 후반에는 손흥민의 패스를 받은 쿨루셉스키가 득점에 성공했다. 브레넌 존슨의 쐐기 골까지 나오며 힘겨운 3-0 승리를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