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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4 사우디 월드컵 개최 확정… ‘스포츠 워싱’ 논란 확산
2034 사우디 월드컵 개최 확정… ‘스포츠 워싱’ 논란 확산
botv
2024-12-12 15:28


사우디아라비아가 2034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단독 개최지로 확정됐다. 여성 인권과 언론 탄압 등의 문제로 비판받아왔던 사우디가 개최권을 확보하면서 ‘스포츠 워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FIFA는 11일(현지시간) 211개 회원국이 화상회의로 참가한 임시 총회에서 2034년 월드컵 개최지로 사우디를 선정했다. 중동에서 월드컵이 열리는 것은 2022 카타르월드컵 이후 12년 만이다.

사우디가 개최국 단독 후보였기에 사실상 FIFA의 의결 절차만 남겨두고 있었다. 애초 공동 개최 의사를 밝힌 호주·인도네시아와 사우디 간의 2파전 구도가 형성되는 듯했으나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가 사우디 지지를 선언하면서 사우디가 단독 후보가 됐다.

그러나 FIFA의 개최국 승인에 사우디의 ‘스포츠 워싱’이 도마 위에 올랐다. 그간 사우디가 여성 인권, 언론 탄압 문제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비슷한 사례로,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도 경기장 건설 노동자들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가 논란이 된 바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적절한 인권 보호가 마련되지 않은 채 2034년 월드컵 개최권을 사우디에 주기로 한 FIFA의 ‘무모한 결정’은 많은 생명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위스축구협회와 덴마크축구연맹도 “FIFA와 국제노동기구는 사우디아라비아와 관련된 인권을 지속해서 감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풋볼서포터스유럽그룹은 “축구가 진정으로 그 정신을 잃은 날”이라고 개탄했다.

이에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비판과 두려움을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 “주최 측이 미해결 문제를 잘 풀어나갈 것이라고 믿는다. 전 세계가 지켜볼 것이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월드컵이 사우디에서 열리면서 일정과 관련된 문제도 불거졌다. 보통 월드컵은 여름인 6∼7월에 개최되지만 중동의 더위를 피하고자 2034 사우디월드컵은 겨울에 치러질 예정이다. 이에 따라 프로축구 시즌을 오래 중단해야 하는 유럽 등을 중심으로 일정에 대한 반발이 이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