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4년 월드컵 개최지가 확정됐다.
국제축구연맹(FIFA)은 11일(한국시간) 211개 회원국이 화상회의로 참가한 임시 총회에서 2030년과 2034년 월드컵 개최지 선정 안건을 의결했다.
2030년 월드컵이 유럽의 스페인·포르투갈, 아프리카의 모로코 3개국이 공동으로 개최하고, 월드컵 1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서 남미의 우루과이,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에서도 총 104경기 중 한 경기씩을 치르기로 해 3개 대륙 6개국에서 대회가 열리게 된다.
한편 2034년 월드컵 개최지는 사우디아라비아가 개최하게 됐다. 당초 공동 개최 의지를 피력한 호주와 인도네시아가 사우디와 함께 경쟁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인도네시아가 사우디를 지지하며 공동 개최가 사실상 물 건너갔고, 이에 따라 호주도 유치 선언을 취소하며 사우디가 단독 후보로 오르게 됐다.
대륙 안배 규정에 따라서 2034년 월드컵은 오세아니아 지역에서 개최될 것으로 유력했지만, 사우디만 단독 후보로 올라서며 사실상 무의미해졌고 결국 국제축구연맹도 사우디의 손을 들어줬다.
두 번째 중동 월드컵, 여러 가지 논란 '직면'
사우디의 개최로 지난 2022년 카타르에 이어 중동 지역에서 열리는 두 번째 월드컵이 됐고, 아시아 지역에서는 세 번째 대회가 됐다. 월드컵 개최지가 확정됐지만, 우려 요소 또한 있다.
먼저 날씨에 따른 일정 조정이 불가피해졌다. 보통 월드컵이 개최되는 6월 시기, 사우디는 낮 최고 온도 40도를 자랑할 정도로 뜨거운 날씨와 습도를 자랑한다. 이에 따라서 사실상 여름 개최는 불가능하며, 카타르 대회처럼 11월 개최가 유력한 상황이다. 다시 겨울 월드컵을 시행되면, 추춘제로 시행하는 리그와 클럽들에서는 심한 반발이 나올 수가 있다. 치열한 순위 싸움이 이뤄지는 시즌 중반, 월드컵이 개최되기에 빡빡한 리그 일정을 소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
또 선수들의 부상 위험도도 올라가는 상황에 직면하게 된다. 이미 카타르 대회를 앞두고 무리한 일정을 소화하던 손흥민, 김민재는 부상을 안고 월드컵을 뛴 바 있다. 이에 더해 벤제마, 은쿤쿠, 조타 등 세계적인 선수들이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좌절됐다. 이처럼 일정 조정이 불가피한 가운데 팬들의 즐길 권리 박탈도 지적받고 있다.
사우디는 이슬람을 국교로 선택하고 있는 나라다. 이에 따라서 월드컵을 위해 사우디를 찾는 많은 팬은 다양한 활동에 제약받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이슬람 율법에 따라 알코올 섭취가 제한된다. 당국에서 허가되지 않은 술을 보유하고 있으면, 추방될 수 있다는 것. 물론 카타르 대회처럼 일시적으로 지정된 장소에서 섭취와 구매가 이뤄질 수 있다.
또 사우디에서 노동하는 이주 노동자들의 인권 문제도 지적받고 있다. 사우디 월드컵은 경기장과 인프라를 위해 다수의 이주 노동자들을 수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들의 처우 개선은 2024년 현재, 여전히 좋지 않다. 국제인권감시기구의 발표에 따르면 "사우디의 이주 노동자들은 특정 고용주에 묶여있는 '카팔라' 후원 시스템이 존재한다. 이들은 계약 대체, 엄청난 채용 수수료, 임금 미지급, 고용주에 의한 여권 압수, 강제 노동을 포함한 광범위한 학대에 취약하다"라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사우디는 이슬람 이외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지 않는 와하비즘을 시작으로 남성 후견인 제도, 정치 자유 단속 등과 같은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
한편 국제축구연맹은 "이 대회를 개최하는 것이 사우디 아라비아의 비전 2030 맥락에서 긍정적인 인권 영향에 기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라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